북한의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음성 문자 전환 프로그램 시연 모습

북한이 인공지능(AI) 무기 개발에 대해 국제적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북한은 인공지능 기술로 인한 문제가 가능성을 언급해왔는데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인공지능 기반 살인무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로동신문은 4월 29일 얼마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인공지능 무기개발의 규제 여부를 놓고 여러 나라 정부 대표 및 전문가들의 회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은 회의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그 기술을 무기에 도입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윤리적으로 봐도 허용할 수 없고 국제적인 규제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로동신문은 오늘 인류가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며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1956년에 여러 과학자들이 어느 한 나라의 대학에 모여 기계를 이용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기 위한 일련의 문제들을 토의하는 과정에 처음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2016년에 이르러 인공지능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많은 나라들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국가발전전략을 발표하고 그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이 과학기술, 교육, 보건, 체육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남용될 경우 엄청난 대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로동신문은 특히 살인로봇이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꿀 수 있으며 군사 분야에서 화약과 핵무기에 이어 ‘제3의 혁명’으로 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자동 살인 무기체계에 도입된 인공지능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 로봇이 오동작을 하는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위험이 동반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동신문은 인공지능 무기개발의 규제를 둘러싸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살인로봇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로동신문은 2017년에 열린 국제인공지능회의에서 인공지능바둑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학자를 비롯한 학계의 이름난 인사들은 공개편지를 유엔(UN)에 제출해 유엔이 생화학무기의 사용을 금지한 것처럼 전쟁에서 살인로봇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로동신문은 많은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이 군사 분야에 완전히 새로운 이념을 가져다줬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치명적인 무기에 인공지능을 도입할 때 그것을 어떻게 통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가 하는데 대해서는 아직 올바른 견해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동신문은 “그 어떤 새로운 기술이 출현한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그것이 가져다주는 복리를 충분히 향유하는 동시에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제때에 제거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의 이용과 관리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하는가 하는 것도 인류의 지혜를 시험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의 생활과 밀접해질수록 제기되는 문제는 더욱 예민해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것은 절박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수년 전부터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기술을 음성인식, 안면인식, 필기체 인식은 물론 생산공정 효율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북한에서도 그에 따른 역기능에 대한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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