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 지시에 따라 2000년부터 컴퓨터수재 조기 교육을 진행해 온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북한은 전국 단위에서 컴퓨터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고 영재 교육에 적합한 교사들을 양성하는 작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에 ‘중등교육 단계에서의 컴퓨터수재 양성의 특징에 대하여’라는 글이 4월 30일 게재됐다.

이글은 북한의 컴퓨터수재 교육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일성종합대학은 북한의 컴퓨터수재 양성사업이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는 컴퓨터수재 양성사업을 나라와 민족의 전도와 관련되는 중요한 사업으로 보고 이 사업에 큰 힘을 넣어 컴퓨터수재를 많이 키워내야 한다”고 교시했다는 것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은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컴퓨터수재 교육 연령을 낮추게 됐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과학, 예술, 체육 등 여러 분야들에서 수재 교육을 진행했다고 한다. 컴퓨터 분야 수재 교육 역시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으며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리과대학 등에 컴퓨터수재 교육체계가 확립됐다는 것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이같이 고등교육단계에서 컴퓨터수재 교육을 진행하면 20대 후반에 가서야 컴퓨터수재들이 양성되는데 컴퓨터 분야에서의 황금연령기인 10대 후반기와 20대 전반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컴퓨터수재는 어릴 때부터 찾아내 키워야 컴퓨터기술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중등일반 교육 단계에서부터 컴퓨터수재 교육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지식에 따라 북한에서는 2000년부터 만경대학생소년궁전, 평양학생소년궁전, 금성학원, 금성제1중학교에 컴퓨터수재들을 전문적으로 키워내는 컴퓨터수재반이 마련되고 중등교육 단계에서부터 본격적인 컴퓨터수재 교육이 실시됐다고 한다.

2000년 이후 북한은 중등일반 교육 단계에서 전문적인 컴퓨터수재 교육 과정안을 마친 학생들을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리과대학 등 주요 대학들에 입학시키고 다시 연속적으로 컴퓨터수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10대 후반, 20대 초중반의 컴퓨터인재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전국 IT 인재 선발해 특별 지원

특히 북한은 컴퓨터수재 교육 대상을 전국적으로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중등교육단계의 컴퓨터수재 교육을 성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북한이 전국적 범위에서 수재급의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양과 지방의 소학교 졸업생들과 중학교 학생들 중 컴퓨터 분야에 소질이 있는 수재급의 학생들을 해마다 선발하는 국가적인 컴퓨터수재 선발 체계가 확립돼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수재 교육은 컴퓨터와 수학을 기본과목으로 하고 그밖에 혁명역사와 외국어를 비롯한 필요한 몇 개 과목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와 수학, 사상, 외국어(영어)를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컴퓨터수재 교육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실력 평가를 진행하고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내보내고 다시 우수한 학생들을 새로 보충하는 식으로 수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북한은 컴퓨터수재 교육을 위해 우수 교사 지원 체계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컴퓨터수재 교육을 위한 교원 보장 및 물질적 조건 보장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진행하고 있으며 이 사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컴퓨터수재 교육을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하고 그들에게 과학적인 교육과정안을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교원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수재형의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수재급의 교원들을 선발하고 이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북한은 컴퓨터수재 교육을 위해 컴퓨터수재들에게 최신형 컴퓨터와 IT 기기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숙사와 편의 제공에 있어서도 특별한 대우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앞으로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영도 아래 컴퓨터수재 교육체계를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발전 완성시키며 이 분야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끊임없이 늘려 사회주의강국건설에 크게 기여하는 10대, 20대의 쟁쟁한 컴퓨터수재들을 더 많이 양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북한이 IT 인재 양성에 노력해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졌다. 그런데 김일성종합대학의 설명을 보면 이미 2000년부터 중등, 고등교육 과정을 연계한 컴퓨터수재 교육이 진행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 컴퓨터수재 교육이 교육당국의 차원이 아니라 북한 전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것도 알 수 있다. IT 인재 양성이 지난 20년 간 북한의 국가 전략 중 하나였던 것이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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