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탈주민 스타트업 소개 행사 열려

7월 31일 저녁 서울 위워크 을지로점에서 열린 ‘탈북민 창업가 토크콘서트’에서 북한이탈주민 출신 창업자들이 경험담을 소개하고 있다.

“남북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북한 출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남한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한 북한이탈주민의 꿈과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남한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남북 화해협력, 통일시대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단법인 더 브릿지는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의 후원으로 7월 31일 저녁 서울 위워크 을지로점에서 ‘탈북민 창업가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9 탈북민 창업가 성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북한이탈주민 창업가 참가자 중 두 명과 함께 탈북과 창업 스토리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한국에 온 후 성장과 도전을 한 경험을 공유했다.

이연(가명) 대표는 MICE 산업 부문의 IT기업을 창업했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뜻한다.

이연 대표는 “행사와 관련된 업체에서 8년 간 근무를 했다”며 “일하면서 아날로그적인 업무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IT로 바꿔보자는 생각에 창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연씨는 그동안 해왔던 업무 노하우를 IT 플랫폼에 녹여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북한 전통 순대를 판매하는 홍성원 대표도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에 있을 때 300~600명 규모의 회사를 운영해봤다. 지금은 정직원 3명, 알바생들과 일하고 있는데 솔직히 북한에서 보다 100배 더 힘들다”며 “그러나 언젠가 남북 화합시대가 오면 열심히 살아보니 창업해보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런 것이 된다는 노하우를 북한에 가서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홍성원 대표는 또 “순대는 북한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다. 한국 사람들도 그 맛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순대 회사(금강산아바이순대)를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의 한국생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연 대표는 “행사를 진행하는 회사에서 근무할 때 행사장에 나가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만나서 인사를 했는데 북한 말투를 듣고 안색이 변하는 것을 봤다. 속상한 마음에 관두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며 “북한이탈주민들은 착하고 바르고 깡이 있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 많다. 반발 짝이라도 물러서서 넓은 시선으로 봐줬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홍성원 대표는 “솔직히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된다,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아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북한이탈주민들을 가족이 도와주고 정부가 도와주고 기업이 도와주면 좋겠다. 북한이탈주민들은 통일을 위한 선봉대라고 할 수 있다. 여기 온 사람들이 창업도 하고 성공도 한다면 북한 사람들에게 그것을 가르쳐줄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창업을 인큐베이팅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7월 31일 저녁 서울 위워크 을지로점에서 열린 ‘탈북민 창업가 토크콘서트’에서는 북한 물품과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도 함께 열렸다.

향후 계획에 대해 이연 대표는 북한이탈주민 최초로 상장 IT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5년 안에 매출 500억 원 규모의 회사를 만들어 상장도 하겠다는 것이다.

홍성원 대표도 사업을 확장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남북이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창업한 기업들을 소개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인쇄업종의 지원인쇄출판사, 꽃 관련 사업을 하는 꿈의집, 의료미용 제품을 사업을 하는 클리안메디컬, 음식 업종의 제시 키친 등이 부스에 나왔다.

황진솔 더 브릿지 대표는 “앞으로 북한이탈주민 창업자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며 “향후 북한이탈주민 창업기업들과 전시, 박람회를 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에 관한 정보나 협력은 더 브릿지 홈페이지(https://www.thebridgeint.com)로 문의할 수 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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