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르포7] 홍콩 시위로 도심 마비...현장 직접 가보니
[홍콩 르포7] 홍콩 시위로 도심 마비...현장 직접 가보니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10.13 09: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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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0일 홍콩 정부는 시위와 관련해 2379명에 달하는 인원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는 청년들이 창창한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그럼에도 그날 저녁 침사추이 경찰서 앞에서는 경찰의 강경진압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홍콩 르포] 홍콩 시위 현장에 가다

다음날인 10월 11일에도 센트럴역에서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계속할 뜻을 밝혔다. [홍콩 취재] 홍콩 시위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리고 10월 12일 또 다시 많은 시민들이 홍콩 시내로 모여들었다.

10월 12일 홍콩 침사추이 시위

오후 3시경 홍콩 침사추이 시계탑으로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홍콩중문대학을 취재하던 기자는 부랴부랴 침사추이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까지만 해도 10월 10일이나 11일처럼 수백 명의 시민들이 모일 것으로 생각했다.

침사추이역에서 시계탑 방향으로 가는 입구들을 지하철 직원들이 봉쇄했다. 시위 참가자를 막고 또 시위로 인한 낙서와 기물 파손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였다. 

시계탑에서 먼 아직 폐쇄되지 않은 지하철 출구를 찾아서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쏟아지는 빗속에 인파의 행렬이 보였다.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이 시계탑에서 집결한 후 시내로 행진을 시작한 것이다. 시민들은 침사추이 역을 지나 몽콕 방명으로 행진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였다. 홍콩 정부가 시위에 참여한 약 2400명의 시민들을 체포했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침사추이에 모인 사람들 뿐 아니라 행진을 진행할 수록 사람들이 곳곳에서 합류했다. 

시위대의 상당수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물론 평상복 차림에 마스크만 쓴 시민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자유홍콩(Freedom Hong Kong), 홍콩을 구하라(Saving Hong Kong)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날 시민들은 홍콩 정부의 복면시위금지에 대해 항의의 뜻으로 모였다. 시민들은 정부에 반항하는 의미로 모두 마스크를 썼다. 일반적인 의료용 마스크부터 검은 복면, 가면 등 다양한 것들로 얼굴을 가렸다. 

 

 

시위 현장에는 전 세계 기자들이 몰여들었다. 기자들은 모두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기자가 고무탄에 맞아 실명을 하고 영국 기자가 총에 맞은 것으로 인해 기자들의 우려가 컸다. 한 외신은 기자 1명에 응급요원 1명을 붙여서 함께 다니도록 했다. 

 CNN의 경우 기자들이 팀을 이뤄 이동했다. 한 기자는 방독면을 쓰기도 했다.

시위 현장에는 응급 요원들이 참가했다. 

시민들이나 기자가 다칠 경우 응급조치를 해주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구급용품을 갖고 시위 현장을 누볐다. 실제로 한 시민이 시위 중 쓰러져 응급처지를 받기도 했다. 말 그대로 시위 현장은 전쟁터였다.

 

시위대가 침사추이 경찰서를 지날 무렵 시민들과 경찰의 설전이 벌어졌다. 시민들이 경찰서를 향해 항의하는 목소리를 냈고 급기야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서에는 경계 요원을 세우고 고함으로 대응했다.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 행렬이 끝나갈 때 경찰들이 쏟아져 나와 시위대를 압박했다고 한다.

이날 시위에서 일부 시민들은 미국 성조기와 대만 국기 등을 흔들기도 했다. 국제 사회의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시위대가 지나가는 곳곳에서 파괴가 이뤄졌다.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3부류로 볼 수 있었다.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일반 시민으로 일상복에 마스크만 쓰고 행진에 함께 했다. 좀 더 적극적인 시민들은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나와 참여했다. 이들은 시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파괴나 낙서를 하지는 않았다.

세번 째로 가장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여하는 부류였다. 이들은 여러 명 단위로 몰려다니며 낙서와 파괴를 주도했다.  

 

낙서나 파괴를 할 때면 주변 사람들이 우산을 펼쳤다. 누가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도록 가려주는 것이다. 낙서나 파괴가 진행될 때면 우산이 펼쳐지고 사라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상직적인 파괴와 낙서를 했다. 홍콩 관공서, 중국계 상점, 은행 그리고 시위에 부정적인 기업이 주 대상이었다. 하지만 상점을 파괴할 뿐 물품에는 손대지 않았다. 은행에서도 파괴를 할 뿐 돈을 갈취하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중국이 싫다는 표현을 하고 있었다.

시위대는 교통 통제를 위해 바리케이트를 쳤다. 시위대는 일사분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시위 선발대가 시위대가 이동할 도로 쪽으로 먼저 나아간 후 주변 기물을 이용(또는 파괴)해 차량의 진입을 차단했다. 그리고 바리케이트에는 1명씩 사람이 배치돼 누군가 바리케이트를 치우는 것을 막았다. 차량 진입을 막으면서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고 일부 운전자들이 항의했다. 일부 시위대는 항의하는 운전자를 둘러싸고 위협했다.

선발대의 조치 후 시위대는 이동했다. 이들은 무전기, 휴대폰 등으로 서로 연락하며 움직였다. 

바리케이트를 치는 사람들과 파괴, 낙서를 하는 사람들은 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들로 조직적으로 행동했다. 홍콩 경찰이 많은 사람들을 체포했지만 시위대의 조직력이 여전히 건재한 것이다.

 

시위에서는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소녀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주로 메시지를 남기는 역할을 했다. 남자 시민들이 이들을 주변에서 보호해 줬다. 일부 젊은 여성들은 직접 각목이나 쇠파이프를 들고 행동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남자 시위대는 장도리 일명 빠루나 망치, 쇠파이프 등을 들고 다니다가 중국 관련 상점, 은행을 파괴했다. 뱅크오브차이나 중국은행이 주된 공격 대상이었다.

 

 

이날 시위에서는 NBA, 블리자드 등 홍콩 시위 지지와 관련돼 이슈가 된 곳들에 대한 문구도 등장했다. 

시위대는 지하철 6~7정거장 거리를 행진했다. 많은 시민들이 시위를 구경했다. 일부 시민들은 구호를 함께 외치고 응원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생수를 사와서 시위대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또 일부 상점은 시위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상점 입구에 써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눈살을 지푸리고 시위를 보거나 상점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여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위를 보는 시민들의 복잡한 심경을 알 수 있었다. 

시위대는 지하철역도 공격했다. 이날 한 지하철역에서 화염병 투척 사건이 발생해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다.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경찰 헬기로 보이는 헬기가 시위 중인 상공을 멤돌았다. 시위대는 헬기가 나타나면 비가 그쳤음에도 우산을 펼쳐들었다. 자신의 모습을 가리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이었다. 어린 학생은 물론 노인 등 남여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직장인은 물론 가족이 함께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복면을 하고 시위에 참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치원생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시민도 있었다.

소극적으로 나드리 복장으로 시위를 지켜보다가 핸드백에서 마스크를 꺼내 쓰고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긴장감이 감도는 시위 현장에도 사랑은 있는 것일까. 일부 연인들은 함께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 연인은 손을 잡고 행진에 동참했다.

평상복으로 시위 부근에 온 후 가방에서 검은 옷과 복면을 꺼내 갈아입는 모습도 보였다.

검은 옷을 입고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들의 상당수는 어린 학생들이었다. 대학생은 물론 중학생, 고등학생 등으로 보이는 학생들도 많았다.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쓰고 낙서를 하고 파괴를 하던 시민들의 얼굴이 잠깐 드러났을 때 앳된 모습이 보였다. 한창 공부하고 놀아야할 청소년들이 시위 현장으로 나온 것이다. 그런 학생들이 수백 명 이상인 듯 보였다.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시위대가 멈췄다. 그리고 고함소리가 들리며 행렬이 반대로 돌아섰다. "경찰이 나타났다" 시위대는 경찰은 포포(PoPo)라고 불었다. 시위대가 시내 중심을 벗어나 외곽으로 진입하자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경찰들이 가로막은 것이다. 경찰은 대규모 시위대와 시내에서 충돌하지 않기 위해 시위를 관찰하다가 외곽으로 진입하지 길을 막은 것으로 보였다. 시위대에서는 해산하라 소리가 울려퍼졌다.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평상복 차림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구경하던 시민들 사이로 들어갔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도 골목골목으로 흩어졌다. 

남은 것은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과 상황을 관망하는 사람들 수백 명이었다. 이들은 경찰의 차단을 피해 다른 길로 나아갔다. 하지만 5시30분이 지날무렵 대부분 시위대는 흩어졌다. 그렇게 시위는 거의 마무리 됐다.

시위대를 취재하는 과정에는 기자는 프락치(첩자)로 오인받기도 했다. 홍콩 시위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형광색 조끼에 헬멧을 착용했다. 기자 역시 복장을 갖췄지만 복면을 한 시위대의 일부가 기자에게 다가와 기자가 맞는지 국적이 어디인지 확인을 요청했다. 기자가 맞고 한국인이라고 했음에도 그들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자칫 조금이라도 소통이 잘못되면 불상사가 발생할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시위대는 기자를 홍콩 경찰의 프락치나 중국 기자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설명을 하고 여권을 보여주며 확인을 시켜준 후 풀려날 수 있었다.

이는 그만큼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긴장하고 예민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실제로 과거 시위에서 일부 중국인들이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시위대가 흩어지면서 홍콩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곳곳에 경찰들이 출동하고 지하철역에도 경찰이 배치됐다.

홍콩 경찰은 직접적인 충돌 대신 흩어진 시위대를 검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옷을 갈아입은 후 직장인, 상점 직원, 학생, 가족, 연인으로 돌아간 상태였기 때문에 체포는 쉽지 않아 보였다.

10월 12일 시위를 통해 홍콩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를 느낄 수 있다. 거기에는 정부, 경찰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었다. 이날 변사체로 발견된 15살 소녀를 추모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홍콩 경찰은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시민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어린 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온 홍콩 시위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들은 10월 14일에도 11월초에도 또 다시 시위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콩=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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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원 2019-10-15 20:50:42
좋은기사 잘보고 갑니다

허선생 2019-10-14 15:43:02
싱가포르에 이어 홍콩... 신선하군요. 시험방송도 좋군요. 내일 평양 월드컵예선 뒷이야기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