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학학보 어문학 2019년 제65권 제1호에 수록된 ‘콤퓨터에 의한 영어시험체계의 시험방식’ 논문

북한 컴퓨터에 기반한 영어시험체계(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컴퓨터 기반 영어시험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 발행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어문학 2019년 제65권 제1호에 ‘콤퓨터에 의한 영어시험체계의 시험방식’이라는 논문이 수록됐다.

논문은 “현시기 정보기술과 망(네트워크)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교육부문에서도 현대적인 정보기술과 수단들이 도입되면서 교수내용과 방법의 혁신을 힘 있게 추동하고 있다”며 “컴퓨터에 의한 시험체계는 본질에 있어서 컴퓨터망에 기초해 시험문제 작성과 문제 출제, 시험 감독과 채점 및 평가, 시험결과에 대한 분석 등 시험의 모든 요소들과 과정을 통일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체계화 된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했다.

논문은 컴퓨터에 의한 시험체계라는 말이 출현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따라서 영어시험에 관한 연구논문 자료들은 많지만 컴퓨터에 의한 영어시험체계에 대한 북한의 연구 자료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 토플(TOEFL, 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과 같은 국제적인 영어시험체계들에서 이용되는 컴퓨터시험(CBT)에 대한 자료가 있으나 그 역시 주로 언어적 측면에 치우치고 컴퓨터 시험체계의 언어학적 기초나 프로그램 모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논문은 컴퓨터에 의한 영어시험체계의 설계와 개발에서 중요하게 제기되는 시험방식과 관련한 이론 실천적 문제들에 대해 논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영어 교과서 모습

 

북한의 영어 교과서 모습

논문은 영어시험 방식 중에는 하나의 시험안을 가지고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도록 하는 1:n방식이 있다고 소개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영어시험에서도 1:n방식이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영어시험체계들인 TOEFL이나 IELTS에서의 컴퓨터지원 영어시험들에서도 주로 1:n방식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컴퓨터를 이용한 1:n방식의 영어시험은 종래의 영어시험과 비교해 질적 손상에 대한 우려가 없이 영구적으로 시험자료를 보존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컴퓨터의 다매체기술과 망통신기술의 결합은 새로운 시험방식을 가능하게 됐다며 이 새로운 시험방식을 n:n방식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n:n방식은 말 그대로 여러 개의 시험안들을 가지고 여러 명의 수험생들을 동시에 치루는 시험방식이라고 한다.

논문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난도형 n:n방식’을 소개했다. 난도형 n:n방식은 시험에서 매 수험생은 서로 다른 수준의 시험 문제들을 풀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수준별 시험 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논문은 난도형 n:n방식이 수험생들의 능력을 최대로 발양시켜 그들의 능력을 보다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문은 이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 시험문제 자료기지(DB)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진들은 평양외국어대학 영어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난도형 n:n방식의 시험을 실제로 적용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은 결론에서 컴퓨터에 의한 영어시험체계의 시험방식과 그의 설계 및 개발에서 나서는 이론 실천적 문제들을 언어학적, 교육학적 측면에서 밝힘으로써 시험체계의 과학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이론적 및 방법론적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영어시험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연구원들은 난도형 n:n방식의 독자적인 컴퓨터 영어시험체계를 개발해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논문을 통해 북한이 학생들의 영어 수준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에서도 영어는 주요 과목으로 다뤄지고 있다. 학생들의 평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들이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독려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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