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보기술연구소, 평양정보기술국 등의 최우선 목표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양한 보안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이번 행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챙겼다고 전했다.

북한이 11월 1일부터 7일까지 평양체육관에서 개최하는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9의 모습이 드러났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오늘, 우리민족끼리 등은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9 현장 동영상을 11월 5일 공개했다.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9은 북한이 개최하는 IT 분야 최대 행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북한은 이 행사에서 지능형살림집(스마트홈)과 인공지능 스피커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 북한 IT 분야 화두가 인공지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의오늘 영상에 등장한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기술개발원 정보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정보기술연구소 4대 전략목표를 소개했다.

4대 전략 목표는 인공지능기술, 증강현실기술, 자율조종기술, 정보보안기술이다. 세부적으로 지능의료진단, 홀로그램, 자율조종로봇, 자율주행체계, 휴대폰 및 사물인터넷(IoT) 보안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상에는 연구소가 개발한 지리정보봉사체계 금수강산 소개 포스터의 모습도 보인다.

정보기술연구소 관계자는 6개월 동안 얼굴인식 지능자동문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보기술연구소가 이번 행사에 얼굴인식기, 지능고성기, 화재감시기 등 5개의 인공지능 제품 등 총 10개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연구소가 출품한 제품 중 절반이 인공지능 관련 제품이라는 것이다.

 

평양정보기술국은 직접적으로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최우선 목표라고 설명했다. 평양정보기술국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인공지능이라며 앞으로 인공지능 제품 개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북한 관계자가 4차 산업혁명을 직접 거론하며 인공지능을 강조한 것으로 이례적이다. 그동안 북한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잘 쓰지 않았다. 북한 “암기식 교육으로 4차 산업혁명 대응 못 한다”

 

평양정보기술국은 행사에 전시한 자신들을 소개하는 자료에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을 명시해놨다.

 

우리민족끼리의 행사 현장 영상에서는 북한이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붉은별 운영체제(OS)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공개됐다. 그동안 붉은별 OS는 봉사기용(서버용)과 사용자용(개인용) 제품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영상을 보면 붉은별 가상화체계가 등장한다. 더구나 3개 제품의 개발 기관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붉은별 4.0.2 가상화체계는 김일성종합대학 붉은별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나온다. 

붉은별 4.0.5 봉사기용체계는 김책공업종합대학 붉은별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표기돼 있다. 또 붉은별 4.0.5 사용자용체계는 붉은별연구소라고만 명시돼 있다. 붉은별 OS를 여러 기관들이 서버용, 개인용, 가상화 등 목적별로 맡아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민족끼리 영상에 등장하는 체신성 부스에는 완전IP화, 통신망의 광대역화, 대용량, 고속의 광대역망 등의 내용이 보인다. 북한이 통신 분야에서 광대역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북한의 최신 스마트폰들도 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푸른하늘에서는 S1, S2 두 가지 모델의 스마트폰은 선보였다. 영상을 보면 물방울 형태의 액정 화면이 적용됐으며 얇고 가벼우면서도 충격에 강하다고 한다. 또 후면 카메라가 3개 장착되는 등 카메라, 영상 기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아리랑정보기술교류사는 최신 제품인 아리랑181 스마트폰을 행사에서 선보였다고 한다. 아리랑181은 보안기능이 향상됐으며 와이파이(WiFi)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이번 행사에는 가상현실(VR) 체험관이 설치됐다고 한다. 참관객들이 직접 VR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인체 해부 학습을 VR로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고 이를 현장에서 시연했다고 한다.

또 북한은 모션캡처 3차원 동작포착기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체육 등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3차원 동작포착기 역시 현장에서 시연을 했다고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관련된 내용도 행사에서 소개된 것으로 보인다. 평양정보기술국 부스에는 구름연산(클라우드 컴퓨팅), 대자료(빅데이터) 분석에 관한 내용이 소개됐다. 이 기술이 사용되는 것으로 은행, 결제중계봉사기관, 전자상업봉사기관, 일반사용자 등이 표시됐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금융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특징은 보안 관련 기술과 제품들이 많이 선보였다는 것이다. 북한 연구진들은 보안 USB와 관련된 제품을 선보였다.

또 보안영상감시체계와 같이 CCTV 관련 보안 기술도 소개했다.

영상에 등장한 동영상감시체계는 심층신경망(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얼굴인식, 차번호인식, 불법침입자검출 등이 가능하며 빅데이터 기술도 적용됐다고 한다.

 

영상에는 컴퓨터 백신 소프트웨어 참빗과 국가중요정보화대상, 소프트웨어 보급 및 보호체계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정보보호에 대한 북한의 관심을 보여준다. 또 영상들을 통해 북한 IT 기술이 격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1울 6일 로동신문은 이번 행사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로동신문은 "지금 평양체육관에서는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9가 마감 단계에서 고조를 이루고 있다"며 "지난 1일부터 매일과 같이 초만원을 이루며 성대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번 전람회는 경제부문에서 자기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있는 정보산업 그리고 사업과 생활속에 깊이 침투해 누구에게나 친숙해진 정보기술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은 행사 개최와 관련된 뒷이야기도 전했다. 전람회장 입구의 '1990', 2019'라는 숫자가 있는데 여기서 1990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보화 육성 노력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돌이켜보면 나라의 프로그램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원대한 구상을 펼쳐준 것은 장군(김정일)이었다. 아직은 프로그램에 대해 더우기 정보기술에 대해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던 그때 장군께서는 전국적인 프로그램 경연 및 전시회를 해마다 진행하도록 귀중한 조치를 취해주고 몸소 자애로운 스승이 돼 프로그램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과 방도를 구체적으로 밝혀줬다"고 주장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이 몸소 전국프로그램경연 및 전시회에 출품된 프로그램들을 돌아보며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착상도 지시하고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선물도 줬다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이번 행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통합돼 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동신문은 "나라의 정보산업발전에 언제나 깊은 관심을 돌려오신 최고 영도자 동지(김정은)께서 여러 기회에 정보기술을 발전시키고 온 사회에 수자를 중시하는 기풍을 세우는 문제를 비롯해 수자경제를 지향하는 정보화 열풍이 세차게 일어나 번지도록 강령적인 가르치심도 주고 의의 깊은 조치들도 취해줬다. 특히 이번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를 지난 시기 전국적 규모에서 따로따로 진행하던 정보기술부문의 여러 전시회를 통합해 큰 규모로 진행하도록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줬다"고 설명했다.

즉 행사 수자경제와 정보화열풍이라는 주제를 정한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침 때문이며 기존 행사를 통합하라는 지시에 따라 이번에 대규모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조선의오늘 동영상에 따르면 통합된 행사는 전국정보기술성과 전시회와 전국교육부문프로그램 전시회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동신문은 이번 행사에 북한 내 440여개 단위(기업, 기관, 연구소)가 참가했으며 1600여건의 첨단정보과학기술성과와 경험, 첨단정보기술제품들이 출품 및 전시됐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은 전시된 기술과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10대 첨단정보 기술분야로, 열점영역으로 되고 있는 조작체계기술, 대자료기술, 인식기술, 컴퓨터시각기술이 도입된 붉은별조작체계, 통합검색체계, 조선어음성인식프로그램, 증강현실프로그램 등과 생산공정의 자동화, 지능화 실현에서 이룩된 3축6자유도비행 모의 시험기, 이동식6자유도관절로봇 그리고 수십 건의 정보보안제품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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