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Korea “Twitter, Facebook Cultural Invasion Cause Arab Spring”

북한이 2010년 중동,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아랍권 반정부 시위)의 원인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IT 서비스를 통한 문화정보의 침투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아랍의 봄 당시 휴대폰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IT 서비스가 반정부 소식을 전파하고 시위대를 결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북한에서 아랍의 봄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으며 IT 기술을 통한 정보 유입과 유통을 경계하고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그런 이번에 북한 논문을 통해 실제로 북한이 IT 기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3월 5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 발행한 학보 력사학 2019년 제65권 제2호에 ‘아랍나라들에서 색깔(색)혁명의 파국적 후과와 그 교훈’이라는 논문이 수록됐다.

이 논문은 2010년 아랍의 봄 상황을 북한 입장에서 분석한 것이다. 논문은 “오늘 제국주의, 지배주의 세력의 침략과 간섭 책동으로 세계 도처에서 주권 국가들의 자주권이 무참히 유린당하고 여러 나라에서 전쟁과 분쟁이 그칠 사이 없이 일어나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커다란 위협을 주고 있다”며 “아랍세계에서도 제국주의자들의 침략과 간섭책동으로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색깔혁명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색깔혁명으로 빚어진 아랍세계의 참사가 남긴 교훈이 북한 로동당원들과 근로자들 특히 새 세대들이 일심단결의 위력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심장깊이 간직하고 필승의 신심을 드높이 사회주의강국건설에 떨쳐나서도록 하는데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며 “이 논문에서는 아랍나라들에서 벌어진 색깔혁명의 시작과 과정, 원인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색깔혁명의 후과와 교훈을 밝히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분석한 아랍의 봄을 촉발한 3가지는? 

이 논문은 아랍의 봄의 태동, 진행과정, 결과 등을 소개하고 원인을 조명했다. 북한 논문이 주장하는 아랍의 봄의 근본 원인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침략과 간섭이다. 아랍의 봄의 발생할 수 있었던 구체적 원인으로는 3가지를 꼽았다. 그것은 다당제 수용, 국가 분열, IT와 방송 등을 통한 사상문화적 침투다.

첫 번째로 논문은 “아랍나라들이 서방식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은근한 환상과 함께 제국주의자들의 원조에 기대를 가지고 다당제를 받아들였다”며 “결국 다당제도입으로 인한 사회정치적 불안정은 새 세기에 들어와서 더욱 심화됐으며 이 지역 나라들에 파국적 후과를 가져다준 색깔혁명을 초래하게 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로 논문은 “교훈은 다음으로 사상과 이념, 신앙의 차이를 초월해 나라와 민족이 굳게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논문은 뿌리 깊은 종교적 및 민족적 불화와 사상과 이념의 차이로 인한 반목과 질시는 아랍 사회를 분열시키고 반정부 세력이 등장하게 했으며 친서방적인 정권을 세우려는 제국주의자들에게 이용당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논문은 “교훈은 다음으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특히 청년들 사이에서 제국주의 사상문화에 대한 자그마한 환상이나 동경도 자라나지 않도록 각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논문은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이 오늘 날 다른 나라들에 대한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책동에서 주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랍나라들에 대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도 냉전 종식 후 특히 21세기에 들어와 더욱 심화됐다는 것이다.

논문은 “제국주의자들은 자유아랍방송을 비롯한 방송선전수단과 출판선전물들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한 정보기술공간을 통해 아랍나라들에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 양식을 유포시키기 위한 책동을 악랄하게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방송과 IT서비스를 통해 자본주의 문화가 유입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논문은 “그러나 아랍나라들에서는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에 응당한 주의를 돌리지 않았으며 청년들을 건전한 사상과 정신으로 교양하지 못했다”며 “그리해 아랍인민들 특히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통치를 겪어보지 못한 아랍의 청년들 사이에서 서방세계에 대한 환상이 널리 조장, 유포되게 됐고 점차 전통적인 아랍식 생활 방식을 싫어하고 서방식 생활양식에 대한 동경에 사로잡히게 됐으며 나중에는 대중적인 반정부 시위에 앞장서게 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북한 논문은 방송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자본주의, 서구 문화를 접한 청년들이 기존 아랍의 생활 방식을 부정하게 되면서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그 결과 아랍의 봄이 촉발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아랍의 봄 당시 IT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랍 국가들의 억압 정책과 사례 등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돼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또 시위 과정에서는 사람들이 정부의 단속을 피하고 집결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에서도 IT기술과 인터넷을 통한 정보 유입과 전파를 경계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졌다. 그런데 이번에 명확히 논문으로 북한이 진짜로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논문은 결론에서 정치에서 자주적 기치를 확고히 세우지 못하고, 나라와 민족의 단결을 다지지 못하며, 제국주의 사상문화적 침투에 각성을 갖고 대처하지 못한다면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망치게 된다는 심각한 교훈을 준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아랍의 봄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3가지 원인에 대응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동당을 중심으로 한 체제를 공고히 하고 주민들에 대한 단결을 더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년들이 IT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만큼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한 정보 유입과 전파를 막기 위한 대응과 감시를 계속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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