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구원들이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저널에 무선 전력전송 기술에 관한 연구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에 ‘자기공진결합 무선 전력 전송에서 복합공진 회로의 효과적 응용’이라는 글이 4월 2일 게재됐다.

글은 “김일성종합대학 에네르기(에너지)과학부에서 세계에 도전하고 세계와 경쟁하며 세계를 앞서 나갈 것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상을 높이 받들고 무선 전력전송 기술 분야에서 첨단을 돌파하기 위한 연구를 힘차게 벌려 일련의 연구 성과를 이룩했다”고 주장했다.

글은 무선 전력전송 기술이 20세기말부터 급속히 연구와 응용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기술로 21세기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추동하는 중요한 과학기술분야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선 전력전송이 전기선이 없이 공간을 통해 전자장치로 전기 에너지를 직접 전송한다는 개념으로 그 구상이 이미 19세기말에 제기되고 그 실현을 위한 시도들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글은 손전화기(휴대폰)와 판형콤퓨터(태블릿PC)를 비롯한 휴대용 전자제품들의 광범한 개발과 이용, 전기자동차의 급속한 보급은 이러한 전기장치들의 안전한 전력공급을 담보하는 무선 전력전송기술의 개발과 도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글은 무선 전력전송에는 여러 방식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전송회로와 접수회로에서의 공진을 이용한 자기공진결합 무선 전력전송이 근거리 및 중간거리에서의 전력전송에서 높은 효율을 보장할 수 있는 우월한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글은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원들이 자기공진결합 무선 전력전송 분야에서 미해명으로 남아 있던 복합공진회로에 기초한 무선전력 전송 체계들의 특성을 통일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에 기초해 보다 먼 전송거리에서도 높은 전송효율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북한 연구원들이 개발한 시스템은 안테나 반경의 4배~5배 되는 최대 전력전송 전송거리가 실현됐으며 최대 전송거리에서도 55% 이상의 전력전송 효율을 보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글은 북한 연구원들은 이렇게 연구된 이론과 제안된 시스템을 IEEE 저널을 통해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는 1884년 설립된 미국전기학회(AIEE)와 1912년에 설립된 무선학회(IRE)가 1963년에 합쳐져 만들어졌다. IEEE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컴퓨터 분야의 세계 최대 전문가 단체로 전 세계 175개국 약 36만명의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말 그대로 전자전기, 통신, 컴퓨터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춘 단체다.

북한 연구원들은 2018년, 2019년 두 해에 걸쳐 IEEE 저널에 연구 내용을 투고했다고 한다. 

IEEE 사이트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일성종합대학에서 밝힌 김진국(Jin-Guk Kim)을 저자로 한 글이 IEEE 저널에 소개됐다.

IEEE에 따르면 김진국 연구원은 2017년 IEEE Transportation Electrification Conference and Expo, Asia-Pacific 컨퍼런스에서 무선 전력전송에 대해 발표했다. 또 2018년 2건, 2019년 1건의 글을 IEEE 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이 내용이 김일성종합대학이 소개한 그 내용이다.   

IEEE에 등록된 자료에 따르면 김진국 연구원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고 하얼빈공업대학(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박사 과정을 받고 있다. 김진국 연구원이 IEEE에 발표한 내용 중에는 하얼빈공업대학의 중국 연구원들과 공동으로 제출한 것도 있다.

김진국 연구원이 이미 박사 학위를 받고 북한으로 복귀를 한 것인지 아직 박사 과정에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김일성종합대학에 게재된 무선 전력전송에 관한 글은 김진국 연구원이 직접 쓴 것으로 소개됐지만 교수, 부교수 등 직책은 소개되지 않았다. 

IEEE에 따르면 김진국 연구원은 다른 북한 연구원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주용, 리평철, 려혁수 연구원과 김만호 김일성종합대학 교수가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이다. 

이를 통해 북한 연구원들도 IEEE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저널에 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IEEE 저널과 정보 등도 모니터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한 연구원들이 중국 대학 연구진들과 교류하며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김진국 연구원 뿐 아니라 다른 연구원들도 하얼빈공업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종합대학의 글은 북한이 과학기술 연구 성과를 해외에 알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북한이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연구, 개발을 강조하며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은 무선 전력전송 기술에 대한 연구를 더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글은 “자기공진결합에 기초한 무선전력전송기술에서 그 전송거리와 전송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한 연구를 심화시켜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일성종합대학 학보에도 무선 전력전송에 관한 논문이 수록된 바 있다. 북한 무선전력전송 기술 연구...전송거리, 효율성 높였다고 주장 이 논문의 저자 역시 김진국 연구원이었다. 그가 북한 무선 전력전송 분야의 핵심 인재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북한은 또 무선 전력전송 기술을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스마트폰 평양2425에 무선 충전기술이 탑재됐다. 북한 무선충전기능 '평양2425' 스마트폰 개발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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