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커들이 암호화폐 앱과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코인 발행을 추진하는 가상자산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FBI는 북한이 이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13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 이상의 돈과 암호화폐를 훔쳤다며 북한 해커 3명을 기소했다.

2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사이버공격을 수행하고, 금융 기관과 회사로부터 13억 달러 이상의 돈과 암호화폐를 갈취한 범죄에 참여한 3명의 북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기소한다”고 밝혔다.

Three North Korean Military Hackers Indicted in Wide-Ranging Scheme to Commit Cyberattacks and Financial Crimes Across the Globe

이들이 기소한 북한 사람은 전창혁(31세), 김일(27세), 박진혁(36세) 등이다. 미국 법무부는 이들이 북한 정찰총국 소속으로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 APT38 등의 이름으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박진혁은 2018년 미국 정부에 의해 이미 기소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 해커들의 기소에 적용된 범죄들을 소개했다. 미국 정부는 2014년 영화 인터뷰 상영에 대한 보복으로 이뤄진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지적했다. 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 방글라데시, 대만, 멕시코, 몰타, 아프리카 등의 은행에서 컴퓨터 네트워크를 해킹해 12억 달러 이상을 훔치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2018년 10월 파키스탄 은행 ATM 인출방식으로 610만 달러를 갈취했고 2017년 발생한 워너크라이(WannaCry) 2.0 랜섬웨어도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 해커들은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활발히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3월부터 2020년 9월까지 Celas Trade Pro, WorldBit-Bot, iCryptoFx, Union Crypto Trader, Kupay Wallet, CoinGo Trade, Dorusio, CryptoNeuro Trader 등 여러 악성 암호화폐 앱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앱은 사용자의 컴퓨터 등에 백도어를 설치해 정보를 빼내는 기능이 있었다고 한다.

또 미국 법무부는 2017년 12월 북한 해커들이 슬로베니아 암호화폐 회사의 7500만 달러 상당의 암호를 훔쳤으며, 2018년 9월 인도네시아 암호화폐 회사로부터 2490만 달러를 훔쳤다고 밝혔다.

북한 해커들은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코인 발행(ICO)도 추진했다. 북한 해커들은 2017년과 2018년 마린 체인 토큰의 개발 및 마케팅을 시도했다. 해상 선박에 기반해 암호화폐 코인을 발행하는 프로젝트였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37세 A씨도 북한 해커들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오늘의 기소장에 명시된 바와 같이 북한의 요원들은 총 대신 키보드를 사용하고 현금 자루 대신 암호 화폐의 디지털 지갑을 훔치는 것은 세계 최고의 은행 강도”라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북한 해커 3명이 컴퓨터 사기 등과 관련해 최대 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은행 관련 사기와 범죄에 대해서는 최대 3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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