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스마트TV 만방 메뉴 분석

 

 

북한이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망TV다매체열람기(스마트TV 셋톱박스) '만방'이 31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에는 조선중앙TV 방송 내용은 물론 공연, 만화영화, 음악, 영화, 드라마 등 수백 개의 망라돼 있다. 

2012년 11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에서 IPTV가 개발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2016년 8월 16일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의오늘은 셋톱박스 만방이 북한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2016년 8월 게재된 영상

만방을 제작한 만방정보기술보급소 김정민 소장은 당시 방송에서 북한 국가망에 가입한 가정, 기업에서 만방으로 실시간 방송을 보는 것은 물론 이미 방영된 편집물을 다시 시청할 수 있다며 만방이 상방향 정보통신기기라고 소개했다.

설치는 셋톱박스를 북한 국가망과 연결하고 또 TV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만방의 실체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NK경제는 2017년초부터 만방 입수에 착수했으며 셋톱박스를 입수했다.

 

 

 

그리고 여러 작업을 거쳐 실제 만방을 구동하게 됐다.

NK경제는 만방이 어떤 메뉴들로 구성돼 있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지 있는지 알아봤다.

만방은 크게 사용설명서, 실시간방송, 만방(메인 서비스), 설정, 고속모뎀접속으로 구성돼 있었다.

사용설명서는 말 그대로 만방에 대한 사양과 기능, 사용법 등을 설명하고 있었다. 실시간 방송은 조선중앙TV의 실시간 방송 내용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만방은 스마트TV 기능을 수행한다. 설정 메뉴는 만방의 설정을 하는 영역이며 고속모뎀접속은 네트워크 관련 기능을 한다.

만방 메뉴로 들어가면 혁명활동보도,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주체사상학습, 조선기록영화 내용이 나온다. 이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명에 관한 내용이다. 혁명활동보도는 김정은 로동당 위원장의 행적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며 세기와 더불어는 김일성 자서전을 소개하고 있다. 조선기록영화는 3명의 과거 활동을 보여준다.

만방은 다시 세부적인 메뉴들로 구성돼 있었다. 크게 새소식, 텔레비죤편집물, 영화, 아동, 예술공연, 안내 등이다.

새소식은 북한 조선중앙TV의 주요 보도를 전하고 있으며 로동신문은 로동신문 내용을, 북한 당국이나 김정은 로동당 위원장의 성명 및 담화를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방송은 조선중앙TV 내용을 방영한다. 앞서 첫 메뉴에 있는 실시간 방송과 같은 내용이다.

 

보도는 특정 시간에 나오는 뉴스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우리가 정오 12시뉴스, 저녁 8시 뉴스 등을 보는 것처럼 특정 시간에 나오는 주요 뉴스를 저장해 제공하고 있다.

텔레비죤편집물은 중앙텔레비죤, 소개편집물, 록화실황, 노래경연, 참관기, 방문기, 알아맞추기, 인기편집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앙텔레비죤은 이미 방송된 과거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요일별, 시간별오 방송됐던 내용을 다시 볼 수 있다.

 

영화는 조선예술영화, 조선기록영화, 텔레비죤극, 과학영화로 구분돼 있다. 영화와 드라마를 나눠놓은 것이다. 과학영화를 독립적으로 분리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아동은 어린이들을 위한 코너로 만화영화, 옛말할아버지, 척척박사, 아동화면음악집, 세계명작동화집, 아동예술무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옛말할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북한 TV 프로그램으로 이를 모아서 제공하고 있다. 세계명작동화는 말 그대로 미녀와 야수, 소공녀 등과 같은 동화를 수십편 제공한다.

만화영화에는 고구려의 젊은 장수들 등 최신 만화부터 과거에 제작된 만화까지 보여주고 있다.

 

예술공연은 문예물, 화면음악, 공연, 교예, 화면반주음악으로 구성돼 있다. 이것은 주로 공연을 나눠놓은 것이다.

안내는 알리는 소식, 제품정보, 종합검색, 기록삭제, 즐겨찾기, 사용설명서로 돼 있다. 알리는 소식은 만방 서비스 제공회사에서 안내를 하는 내용을 담는다. 종합검색은 서비스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쓰는 기능이다.

북한은 체제선전을 위한 내용도 제공하고 있었지만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방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주요 경기도 편집하고 해설을 달아서 만방에서 제공했다. 

그동안 북한의 방송은 체제선전과 찬양의 목적이 크다고 여겨져 왔다. 만방 역시 세기와더불어를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를 전하는 찬양 내용과 북한 당국의 선전을 담은 내용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체제와 상관없는 문화 콘텐츠도 상당수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영화, 드라마, 만화 등에 북한 선전 내용이 녹아들어간 사례도 있었지만 세계명작동화, 월드컵 경기 등 순수 콘텐츠도 제공되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만방은 북한 당국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선택을 해서도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이는 김정은 시대의 특징으로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로 보인다. 

만방은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 소비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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