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택민씨(가운데 발표자)가 3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북한개발연구소에서 열린 ‘2차 대북 비지니스 전략토론회’에서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북한 에너지 선순환 체계 구축 방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출처: 북한개발연구소

남북한 출신 전문가들이 20대 청년들과 북한 에너지, 주거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메탄가스를 활용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페트병을 재활용해 집수리에 이용하자는 것이다.

북한개발연구소와 한반도평화만들기는 통일과나눔의 지원을 받아 3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북한개발연구소에서 ‘2차 대북 비지니스 전략토론회’ 첫 번째 행사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대북 비지니스 전략토론회는 남북 교류협력과 통일에 대비해 북한의 산업 현황을 파악하고 남북 비즈니스 방안을 구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통일과나눔과 북한개발연구소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0년 2월까지 12회에 걸쳐 1차 대북 비지니스 전략토론회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토론회에는 35개 기업이 참여했다. 3월 24일 첫 번째 행사로 시작된 2차 대북 비지니스 전략토론회는 올해 6회(예정)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남북한 출신이 함께 하는 적정기술의 북한 지역 활용전략’을 주제로 개최됐다.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의 한반도체인지 메이커 프로젝트에서 입상한 2개팀(에너지, 주거환경)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후 신영수 한반도평화만들기 사무총장,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 소장, 양종은 북한개발연구소 사무국장, 강영실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 박사, 김경산 하나원 주무관, 박일수 따뜻한한반도사랑의연탄나눔운동 팀장, 이우성 RISTI미래전략연구소 대표가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자들 중 일부는 북한에서 온 북한이탈주민 출신이다.

에너지팀(박정우, 윤지현, 송원영, 오택민)을 대표해 발표에 나선 오택민씨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북한의 선순환 난방 체계를 제안했다. 

북한의 에너지,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탄가스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에너지팀은 북한 온성군 논장의 축산분뇨와 농업 폐기물을 활용한 메탄가스 플랜트를 만들어 북한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난방 연료를 공급하고, 일부를 활용해 온실농장을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리고 온실농장에서 딸기를 생산해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북한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거환경팀(최건용, 정진영, 김혁, 강보훈)을 대표해 발표에 나선 최건용씨는 에코 페트병을 활용한 기와지붕 사업을 제안했다. 플라스틱 페트병을 활용해 노후화 된 북한 주택을 재보수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소형의 주택 모형을 제작해 페트병을 활용한 기와지붕을 만들어봤다고 한다. 주거환경팀은 초기 투자를 받아 개성 등 북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향후 페트병을 활용해 고도화 된 기와지붕 제품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의 장점은 친환경, 재활용 추세에 부합할 수 있고 투자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발표 후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북한 현실, 실제 사업화 가능성 등에 초점을 맞춰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토론자는 “축산 분뇨는 북한에서 비료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때문에 바이오연료로 활용한 축산 분뇨 여분이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또 북한의 지역별로 연료, 난방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적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는 페트병이 (거의) 없다. 오히려 페트병을 북한으로 가져가는 것에 비용이 들고 그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토론자는 “사업성, 수익성에서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대북 지원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한 입장에서 이런 사업들을 수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북한개발연구소는 앞으로 금융, 토지, 협동조합 등을 주제로 대북 비즈니스 전략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참석 인원을 최소화했으며 정부의 방역 수칙을 준수해 진행됐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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