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소프트웨어(SW) 개발을 효율화 할 수 있는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에서도 SW 개발에 대한 효율화, 체계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은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정보과학 2018년 제64권 제3호에 '소규모의 쏘프트웨어 개발 조직들에서 역할 변경에 의한 공정 개선에 대한 연구' 논문이 수록됐다.

논문은 "소규모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들에서 애자일 방법론이 널리 적용되면서 부터 애자일 원리를 이용한 최적 실천과 활동들이 수많이 소개되고 보급됐다"며 "이와 함께 애자일 방법론을 이용하는 소규모 소프트웨어 개발조직들에서 지속적인 공정개선을 이룩해 CMMI에 대응한 공정 능력을 갖추기 위한 방법론과 모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논문은 또 "이 논문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조직에 공정관리자와 공정관리 보조자의 역할을 설정하고 그에 의거해 공정개선을 달성할 수 있는 조직적 구조를 제안했다. 다음으로 4개의 소규모 소프트웨어 개발조직에 적용한 실례 연구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애자일 방법론(Agile Software Development)은 SW 개발 방법의 하나로, 개발 대상을 다수의 작은 기능으로 분할해 하나의 기능을 하나의 반복 주기 내에 개발하는 개발 방법을 뜻한다.

과거 SW 개발은 무계획으로 이뤄졌다. 때문에 수정을 해야하는 상황도 많이 발생하고 취약점, 오류 등 문제가 나타났다. 이에 SW 개발 시 전체적으로 구조를 설계하고 계획을 짜는 방식이 도입됐다. 하지만 이 방식은 너무 계획에 의존해 유연성이 없고 형식을 따르기 위해 소모되는 자원들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애자일 방법론이다. 기민하다는 뜻의 애자일에서 볼 수 있듯이 애자일 방법론은 능동적인 대응이 강점이다. 예를 들어 SW를 개발할 때 1차 요구사항, 2차, 3차 또는 부분으로 SW 기능을 나눠서 개발한다. 프로젝트 내에서 작은 SW 개발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 경우 요구사항 반영과 수정이 용이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한 때 애자일 방법론에 관한 붐이 일었으며 애자일 방법론을 SW 개발 뿐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 조직 관리 등에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논문은 '애자일 방법론에 의한 CMMI의 공정 영역의 취급 범위'에 관한 선행 연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미 이전부터 애자일 방법론이 북한에서도 연구, 적용되고 있었다는 점을 나타낸다.

여기서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는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기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모델이다. 미국 국방부의 지원 아래 산업계와 카네기멜론대학 소프트웨어(SW) 공학연구소(SEI)가 공동으로 SW-CMM과 시스템 엔지니어링(SE)-CMM 등의 요소를 통합해 개발했다.

북한이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하면서 CMMI 품질 기준을 맞추려고 한 것이다. 

논문은 소규모 소프트웨어개발 조직 4개를 대상으로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해 봤다고 설명했다. 참여한 개발인원이 28~43명, 관리인원은 4~5명이였다고 한다. 논문 연구자들은 약 2년 동안 4개의 소규모 SW 조직들의 27개 프로젝트들에 대해 애자일 방법론이 적용됐다고 소개했다.

결론에서 논문은 애자일 방법론을 이용하는 소규모 SW개발 조직들에서 CMMI에 대응한 공정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공정관리자와 공정관리보조자의 역할을 설정하고 그에 의거해 공정을 개선하는 새로운 조직적 구조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한 연구원들은 'e-Informatica Software Engineering Journal, 2007'과 'Agile Business Rule Development, Springer, 2011'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내용을 종합해조면 북한이 국제 기준에 맞는 SW 품질과 개발론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북한 실정에 맞게 수용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SW 품질을 높이면서도 효율적으로 개발을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내에서 SW 개발이 확산되면서 애자일 방법론처럼 능동적으로 SW 개발에 대응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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