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16일 개최한 토론회 모습

북한이 결국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등이 17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 비공개 토론회에서 전직 외교 고위관계자는 “북한 비핵화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단정적으로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한 것이) 1년 정도 됐는데 비관론은 너무 성급한 것 같다. 좀 더 기다리는 진중함이 필요하다. 어려울 때 일수록 끊기 있게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플랜A 속에 플랜B가 있어야 한다. 플랜B라는 대안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 구축을 하면서도 상황이 바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전직 군 고위 관계자도 “북한이 비핵화를 안 할 것 같다고 포기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안 할 것으로 한국이 단정하고 포기할 경우 해법이 없다는 것이다. 어렵지만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큰 그림으로 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외교 전문가는 “비핵화와 평화체제는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 지난 150여년 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경쟁해 왔다. 대한민국은 해양세력인 미국, 일본과 같이 했기 때문에 오늘날 번영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륙세력인 중국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동북아 세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언젠가는 중국 우위에 서는 날이 올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해양세력에 서야 한다. 앞으로 수십 년 간은 해양세력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다. 우리가 해양세력에 서야 지금의 번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 정세에 대한 비판과 비관론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시적으로 한국이 핵보유를 하는 것을 미국이 용인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전문가는 “핵보유가 아니더라도 북한 핵을 억지할 방법이 있다며 한국의 핵보유가 해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전직 군 관계자는 “북한의 논리가 따라가고 있다.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핵을 보유한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지금까지 수십년간 도발은 북한이 했지 한국이나 미국이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 균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는 “미국은 한국 참여 없이는 북한과 어떤 논의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며 한미 동맹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입장이 공고하다고 주장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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