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극장] 핵무기 개발에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가? 오펜하이머

2024-07-01     강진규 기자
출처: 네이버 영화

* 이 리뷰는 영화 오펜하이머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다룬 영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맨하탄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중심으로 당시 상황과 인물들의 갈등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학자들은 2차 세계대전 상황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원자폭탄 개발에 나선다.

하지만 대량살상 무기를 만드는 것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나아가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어떤 학자는 독일 나치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미국이 핵무기를 먼저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바꾼다.

오펜하이머는 여러 사람들의 반대에서도 원자폭탄을 만들어야 한다고 밀고 나가고 실제 사용하는 것도 용인하지만 수소폭탄 개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미국 정치인들은 소련과의 핵무기 경쟁에 나서고 더 강력한 폭탄을 가지길 원한다. 

이런 갈등의 과정에서 미국을 위해 원자폭탄을 개발한 오펜하이머는 공산주의자, 반역자로 몰리기도 한다. 

오펜하이머는 참 재미가 없는 영화다. 특히 영화 전반부는 다양한 인물의 등장과 복잡한 과학적 내용으로 보는 것이 힘들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의미가 있다. 핵무기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애국과 인류애, 국가와 개인 등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과학자들은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핵무기를 개발했지만 그것이 인류를 위험으로 몰아간다. 국가는 개인을 도구로 생각하며 희생을 강요하고 진짜 애국자를 반역자로 매도하는 것을 방관한다. 

남과 북에서 핵무기라는 단어는 일상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해 수차례 실험을 했고 이로 인해 한반도 비핵화가 동아시아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남한에서도 핵무기 개발, 핵무장론이 불거지고 있다. 여러 정치인, 학자들이 핵무기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남과 북 우리는 핵무기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일까?

누구든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면 엄청난 희생과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핵무기는 군인,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다. 핵무기가 터지면 정치인, 군인 뿐 아니라 1살 아기, 80대 노인도 모두 희생될 것이다. 방사능은 광범위한 지역을 오염시킬 것이다. 결국 남과 북이 공멸로 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남과 북의 정치인들은 너무 쉽고 가볍게 핵무기를 거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남과 북의 핵무기는 정치, 전쟁, 정권의 안위를 넘어 인류의 생존에 관련된 문제라는 것을 고민하고 있을까? 

더구나 권력자들, 정치인들은 핵무기에 대한 과학자, 국민 개인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오펜하이머 영화를 본다고 해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화두를 던진다는 것 자체로 오펜하이머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너무 어려운 영화이기 때문에 무겁고 어려운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아리랑극장 평점: 3/5 ★★★☆☆

제작국: 미국, 영국

개봉일: 2023년 8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킬리언 머피,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  이 리뷰는 NK경제가 직접 비용을 지불해서 진행한 것입니다. NK경제는 광고나 협찬 시 분명히 그 사실을 명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