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나는 불가능을 갈망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최근 남북 두 국가론이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을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적대적 두 국가로 정의했다. 최근 남한에서도 통일 보다는 평화로운 두 국가로 살아가자는 주장이 나왔다.
우선 필자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과 남북 관계에 대해서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다. 두 국가론 역시 마찬가지다.
통일에 대해 자신과 다른 주장을 했다고 해서 무작정 비난하거나 입을 막고 마녀사냥을 해서는 안 된다.
남한은 민주주의 국가로 사상의 자유가 있다. 또 자유로운 주장들 속에서 우리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필자도 그런 의미에서 통일에 대해 말하고 싶다.
필자는 통일에 대한 시기와 방법론에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야 하지만 국가와 민족의 신념과 목표로서의 통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남과 북이 평화와 공존을 우선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통일로 나아가자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영구적인 분단으로 가자는 것에는 반대한다.
두 국가론이 나온 이유는 현실을 보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통일은 남과 북 쌍방의 문제인데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남한만 통일을 주장한다고 통일이 되기는 어렵다.
또 지금의 현실은 통일은 고사하고 남북 정권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군사적 충돌까지 우려된다. 이에 통일보다는 평화로운 공존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현실이 어렵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에 맞춰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점도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통일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현실만을 생각했다면 이미 민족은 도태됐고 남쪽의 대한민국도 북쪽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없었을 것이다.
고구려가 당나라에 망한 후 새로운 고구려를 새우려는 것은 무모한 행동으로 보였을 것이다. 여전히 당나라는 강성했고 주변에 돌궐, 거란 등 강력한 세력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조상들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발해를 건국했다.
후삼국시대 고려 태조 왕건이 삼한을 통일할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왕건은 후백제 견훤에게 전투에서 수차례 패배하며 목숨까지 위협을 받았다. 통일은 커녕 고려를 유지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고려 왕건은 포기하지 않았고 통일을 이뤄냈다.
고려시대 세계 최강의 몽골군에게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고려는 28년을 저항했고 국가를 존속시킬 수 있었다. 이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일 합방 후 일본은 만주국을 세우고 동남아로 진출할 정도로 강성했다. 일본으로부터 우리 민족이 독립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변절했다.
그럼에도 불가능한 꿈을 꾸는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 만약 그 때 모두가 독립을 포기하고 일본 국민으로 살아가자고 했다면 한반도는 일본 패망 후에도 일본의 영토로 남았을지 모른다.
분명히 수십 년 간 다른 체제와 사회, 문화 속에서 살아온 남과 북이 통일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통일을 하지 않는다면 남과 북의 국력은 점차 쇠퇴하고 공멸할 것이다.
남한은 대륙에 붙어있음에도 그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섬나라처럼 살아가야 할 것이다. 또 남한은 북한과 대치하는데 계속 국력을 낭비할 것이고 분단으로 인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국제 정치 상황에서 장기말로 이용당할 것이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이 계속 남한과 대결에 국력을 쏟아부으면 경제 발전을 이루는데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또 북한 역시 분단으로 인해 중국, 러시아에 이용당하는 것은 물론 유사시 그들에게 정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
분단이 계속된다면 남과 북의 역사적 정통성도 훼손될 것이다. 남한에서 고구려, 부여, 발해의 역사가 사라지고 북한에서는 백제, 신라, 가야의 역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 고구려, 부여, 발해의 역사는 중국의 것이 되고 백제, 신라, 가야의 역사는 일본의 역사가 될지도 모른다.
남북 공멸을 막기 위해 통일은 이뤄져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설령 그것이 불가능해 보여도 신념을 버리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최소한 국가와 민족의 지도자라면 불가능한 꿈을 꿔야 한다. 시장 상인처럼 유불리를 따지고 현실을 따지며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어서는 안 된다.
통일이 불가능한 꿈이라고 해도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그 길을 향해 가야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사람들이 불가능한 꿈이라고 말해도 그 꿈을 100명, 1000명, 1만명, 100만명, 1000만명 넘어 우리 모두가 함께 꾼다며 그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