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당국이 미국, 호주 농업용 SW 입수를 지시했다

2024-11-04     강진규 기자

농업 생산 증진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이 해외 농업 IT시스템과 소프트웨어(SW) 등을 입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농업 부문 발전 방안의 일환으로 농업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K경제는 대북 소식통을 통해 2023년 북한 대외비 문건인 륭성 사업 자료를 입수했다. 륭성 사업은 해외 주재원, 출장자들에게 북한 당국이 정보를 입수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북한은 륭성 사업을 통해 해외로부터 각 분야별로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북한은 륭성 사업 자료를 보안 자료로 취급하고 있다.

륭성 사업 자료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해 상반기 농업 관련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입수하도록 지시했다. 단순히 농업용 프로그램을 입수하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제품과 버전 등을 명시해 확보하도록 했다.

북한 당국이 확보를 지시한 프로그램은 ▲Nutrient Manager for Rice(Philippines Version 2.0), ▲Yara ImageIT, ▲Spectrum Technologies 프로그램, ▲영양결심지원체계 NuDSS: Nutrient Decision Support System, ▲잡종강냉이영양진단전문가체계 Nutrient Expert for Hybrid Maize, ▲SSM-iRice, ▲SSM-iMaize, ▲SSM-iSorghum, ▲SSM-iLegume-Soybean, ▲SSM-iWheat, ▲SSM-iPotato, ▲농작물생산성체계모의프로그램 APSIM(Agricultural Production System Simulator) 등이다. 쌀, 옥수수, 콩, 밀, 감자, 수수 등 다양한 작물과 관련된 SW들이다.

이중 Yara ImageIT는 말레이시아 기업인 Yara에서 개발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농작물을 촬영해 상태 등을 확인하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농장물 상태 확인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참고 하고자 프로그램 입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pectrum Technologies는 미국 기업으로 농업 환경을 분석하는 IT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작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을 IT 기기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거나 스마트 온실 등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Spectrum Technologies와 이름이 유사한 다른 기업을 혼동하지 않도록 미국 회사 주소까지 명시했다. 그만큼 이 회사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PSIM은 호주 기업으로 농업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농장의 농작물 생산성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북한은 농장에서 얼마나 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위해 APSIM 프로그램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수년 전부터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농업 부문을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며 생산성 향상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농업 정보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SW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요한 SW라면 미국, 호주 등 서방국가에서 제작된 제품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북한은 당장 활용하기 위해 SW를 입수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역공학을 통해 SW를 분석, 연구한 후 자신들의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북한이 입수한 농업용 SW 기능을 자체 제품으로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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