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로베르 브라지야크의 처형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알릴 자유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표현의 자유, 언론 및 출판의 자유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어떤 글을 쓰고 말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글을 쓰고 말한 사람은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언론인, 지식인 등의 글과 말에는 일반 국민들 보다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프랑스 언론인 로베르 브라지야크의 처형이다.
시인, 작가, 언론인이었던 로베르 브라지야크는 1930년대 프랑스는 물론 전 유럽에 명성을 떨쳤다.
그런데 로베르 브라지야크는 파시스트였으며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한 후 극우언론의 편집장이 됐다.
로베르 브라지야크는 나치 독일을 지지하는 뉴스를 내보내는 것은 물론 프랑스 레지스탕스가 좌파라며 그들을 처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유대주의를 표방하며 나치 독일의 거짓 주장을 펼치는데 앞장섰다.
프랑스가 해방된 후 로베르 브라지야크는 체포돼 심판대에 올랐다.
그가 만약 한국에 살았다면 반공투사, 애국자로 포장되고 그 시절에는 어쩔 수 없었다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점령당한 후 좌우, 보수진보에 상관없이 프랑스의 지식인은 저항에 나섰다.
부유한 지주 집안 출신에 보수적 작가였던 프랑수아 모리아크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가해 싸우고 '검은 수첩'이라는 책을 쓰며 펜으로 저항했다. 진보적 지식인으로 알려진 알베르 카뮈도 레지스탕스가 발행하던 신문 '콩바'에서 글을 쓰며 싸웠다.
로베르 브라지야크는 보수가 아니라 극단주의인 파시즘과 독재자에 빠진 범죄자일 뿐이었다. 나치즘을 찬양하는 것은 결코 표현의 자유가 될 수 없다. 또 패전하는 독일군이 승리할 것이라고 가짜뉴스를 보도한 것이 언론의 자유라고 할 수 없다.
프랑스 법원은 로베르 브라지야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여러 지식인들이 로베르 브라지야크의 재능이 아깝다며 탄원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로베르 브라지야크를 총살했다.
로베르 브라지야크가 직접 총으로 사람을 죽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프랑스 법원은 언론인이 글을 쓰는 재능으로 나치즘을 옹호하고 가짜뉴스로 프랑스 국민들을 속이고 선동한 것을 매우 심각한 범죄로 판단했다.
총과 칼로 몇명을 죽일 수 있지만 펜으로는 수천명, 수만명 아니 수십만명도 죽일 수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발생한 비상계엄 내란과 탄핵 사태 속에서 한국 언론사들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진보보수 매체할 것 없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쏟아내고 있다.
급기야 극우언론에서는 미군이 중국인 해커들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체포해 해외로 데려갔다는 가짜뉴스까지 내놨다. 한국 정부는 물론 미국 국무부, 주한미군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가짜뉴스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
이런 가짜뉴스는 국민들을 현혹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 미국, 중국 등의 외교 관계도 파탄낼 수 있는 사안이다.
우리는 로베르 브라지야크의 처형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 누구보다 언론인, 지식인에 대해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필리프 페탱 비시정부 원수는 감형했지만 로베르 브라지야크에 대해서는 감형을 허용하지 않고 처형했다.
이번 내란 사태와 관련해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극단주의를 선동하는 언론인들, 지식인들에 대해서 만큼은 선처 없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자신의 재능을 사악하게 사용하는 언론인, 지식인이 없을 것이다.
형법 제87조 내란죄 2항은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를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가짜뉴스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파시즘을 주장하는 언론인들과 지식인들은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것으로 보고 최고형이 선고돼야 한다.
언론사 그리고 그곳에 재직하는 언론인들은 보도하는 뉴스와 사설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한다. 최악의 경우 언론사 대표와 편집장은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필자 역시 NK경제 대표이사로써 모든 기사와 글에 항상 책임을 느끼며 목숨을 걸 각오가 돼 있다.
영세한 NK경제가 이렇게 하는데 다른 언론사 대표, 편집장들은 더 책임감이 강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 모두 자신이 쓴 글, 언론사에서 내보낸 뉴스와 관련해 목을 내놓을 각오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