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는 어떻게 독일을 망하게 했나

2025-03-18     강진규 기자

현대사 최대 비극 중 하나인 2차 세계대전으로 수천 만명이 사망했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핵심은 독일의 히틀러와 나치당이었다.

독일은 히틀러와 나치당을 막을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 법기술자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였다.

1923년 11월 히틀러와 나치당은 뮌헨 폭동을 일으켰다. 그들은 돌격대를 동원해 뮌헨 관공서를 접수하고 정부 주요 인사들을 감금했으며 경찰과 총격전까지 벌였다. 하지만 이 쿠데타는 결국 실패했고 히틀러는 체포됐다. 

독일 시민들, 지식인들, 언론들은 히틀러와 나치당의 발호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뮌헨 폭동 재판은 요상하게 진행됐다.

히틀러는 쿠데타 현행범이었지만 재판부는 반론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히틀러의 발언을 가감없이 허용했다. 히틀러는 재판정을 무대로 극우 세력을 선동했다.

뮌헨 폭동 사건 재판부의 주심판사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의 역할이 컸다.

언론들은 히틀러의 법정 발언을 연일 보도하며 그를 스타로 만들었다. 일부 극우 세력은 관공서를 불법 점거하고 공무원들을 불법 구금하고 경찰까지 살해한 행위를 구국의 결단인 것처럼 포장했다.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의 요상한 법해석은 계속됐다. 히틀러는 1922년 이미 폭력선동죄로 유죄를 받아 뮌헨 폭동의 경우 재범으로 가중처벌을 받아야 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히틀러는 금고 5년형을 받았지만 옥중에서 VIP 대접을 받으며 집필 활동을 했고 그마저도 사면을 받아 13개월만에 출소하게 된다.

당시 독일 법은 반역죄에 연루된 외국 국적자를 추방하도록 돼 있었다. 히틀러는 독일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국적이었다. 즉 히틀러는 추방돼야 했다. 그러나 법원은 히틀러가 독일계이고 스스로를 독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이상한 논리로 법 적용을 하지 않았다.  

불법과 폭력에 면죄부를 받은 히틀러와 나치당은 독일을 장악했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만약 뮌헨 폭동 사건 재판에서 히틀러의 발언을 제한하고 그에게 중형이 선고되고 해외로 추방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렇다면 왜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는 그런 법 해석을 한 것일까? 남겨진 기록을 보면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는 우파 인사로 좌파를 싫어했다고 한다.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는 좌파, 공산주의로부터 나라를 구해야 한다며 법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서 판결을 한 것이다. 나라가 좌파에 넘어가면 안되고 빨갱이를 때려 잡아야 하니 히틀러를 용서하자는 것.

정의, 법과 원칙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결을 했다는 것이다.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는 나치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며 법원 고위직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치가 패망하기 전 1941년 사망했다.

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독일은 나치 부역자로 이미 사망한 그의 행적을 조사하고 남겨진 그의 가족들에게 재산몰수형을 내렸다. 물론 법기술자의 가족들 답게 법정 투쟁을 벌여 일부 연금을 되돌려 받았다고 한다.  

더 무거운  형벌이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에게 내려졌다. 역사가 히틀러와 나치당을 지지하고 독일을 망하게 한 판사로 기억하게 된 것이다.

12.3 비상계엄 내란 사건 재판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과정 그리고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을  보면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가 생각난다.

정의와 법과 원칙에 따라 국민들과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과 이익을 위해 법조인들이 머리를 굴리는 것 같다. 

그동안 '일'로 계산하던 것을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에게만 '시간'으로 적용한 사례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둘러싼 이런저런 이야길 들어보면 답답하다.  대한민국에는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같은 부류의 법관들이 너무 많다.

법관은 법과 정의에 따라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벌하면 된다. 왜 자신의 머리 속의 정치적 성향을 재판에 반영하려 하는 것일까? 히틀러에게 한 것처럼 좌파가 싫어서 죄를 가볍게 하고 명백한 범죄도 없게 하려는 것일까?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 판사는 편향된 정치적 판결로 나라를 망하게 했고 자신의 재산은 몰수 당했으며 역사에 가장 어리석은 판사들 중 한 명으로 기록됐다. 

대한민국 법조인들도 편향적인 정치적 성향으로 계속 판단을 한다면 게오르크 나이트하르트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