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이재명 후보 씽크탱크와 인공지능(AI) 분과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후보들이 사람들을 모으고 정책을 구상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이재명 전 대표도 지난 16일 씽크탱크 '성장과 통합' 출범식을 열었다.
이재명 후보가 최근 인공지능(AI) 분야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인공지능(AI) 분야 씽크탱크로 참여하는지 주목했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 씽크탱크의 AI 분과는 장병탁 서울대 교수가 맡는다고 발표됐다.
필자는 장병탁 교수가 이재명 후보의 AI 정책 수립을 담당한다는 내용을 보고 솔직히 실망했다.
장병탁 교수는 AI 분야 전문가가 맞다. 대한민국 최고 대학교라고 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배출한 서울대학교 교수로 많은 강연도 하고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맞다.
필자는 장 교수가 AI 기술 분야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지만 그가 대한민국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지난 2016년 필자는 북한 인공지능(AI) 관련 논문을 입수해 취재한 적이 있다. 북한 AI 논문이 어떤 내용인지 또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내 AI 전문가들을 찾았다.
그중 한 명이 장병탁 교수였다. 장병탁 교수에게 이메일로 북한 AI 논문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정중히 요청했다. 장병탁 교수의 사무실로 전화를 했지만 부재 중이었고 이런 내용을 여줘보고 싶다고 연락을 남기기도 했다.
장 교수는 아무런 답도 없었다. 이메일을 확인하도고 답하지 않았고 사무실로 전화해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북한, 통일 다 나와는 관련 없다고 자신이 알바 아니라는 의미였다고 생각한다.
취재를 거부하는 것도 개인의 지유다. AI 분야 다른 교수들도 취재를 거절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정중히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고 하거나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서 설명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필자는 그때 장 교수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앙심을 품고 이야길하는 것이 아니다. 장 교수가 연구자로, 교수로 계속 일을 한다면 문제 삼을 것이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장병탁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AI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선 캠프에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차기 정부에서 장관, 위원장 등 요직에 임명된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장병탁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되거나 새로 만들어지는 AI 관련 부처 수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필자는 물어보고 싶다. IT 기술만 알고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의식과 신념이 없는 사람이 국가 정책을 수립해도 되는 것일까?
공직자는 특히 요직을 담당하며 국가 정책을 만들고 이를 좌지우지하는 사람은 국가 의식이 투철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규정돼 있다. 즉 통일에 대한 의식 자체가 없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국가관이 없는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북한, 남북, 통일 등에 대해 무시하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AI 기술만 알고 국가관이 없는 사람이 국가 정책을 짠다면 단순히 책상 위에서 연구를 위한 연구 계획만 수립할 것이다.
AI로 인한 대한민국의 사회,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관심도 없을 것이고 남북 관련 주제에 대해서는 더욱 무시할 것이다.
누군가는 IT를 하는 사람은 전부 그렇다고 할지도 모른다. 분명히 아니다. AI 기술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장병탁 교수에게 무시를 당한 후 찾은 다른 A교수는 논문의 내용을 보고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설명을 해주겠다고 답했다. 이후 친절하게 관련 내용을 설명해줬다.
그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북한에서도 AI 연구를 이렇게 활발하게 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처음 알았습니다. 미래에 국제 회의에서 북한 연구자들과 AI에 대해서 이야길 나눌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 학생들에게 북한 AI 연구에 대해서 소개하고 북한 학생들도 저렇게 공부를 하는데 우리는 더 열심히 연구하자고 독려했습니다"라고.
아무리 IT를 연구하는 학자, 연구자라고 해도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필자는 A교수처럼 자신의 분야에 대해 치열하게 연구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와 통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교수, 연구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장병탁 교수가 학자로, 연구자로 남았다면 이런 글을 쓰지도 않았다. 하지만 자칫 대한민국의 AI 국가 정책이 첫 단추부터 잘못끼워질까봐 글을 쓰는 것이다.
필자는 이재명 후보에게 물어보고 싶다. AI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장벽탁 교수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