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립니다] 왜 기사를 쓰고 NK경제를 운영하는가

2025-05-17     NK경제

안녕하세요.

NK경제를 봐주시는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오는 2025년 6월 12일이 NK경제 창간 7주년입니다.

창간을 앞두고 주변에서 기관, 기업 등에 창간 협찬 공문을 돌려서 돈을 받으라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많은 한국 언론들이 창간 기념일이 즈음에 협찬 광고를 요청하고 돈을 받습니다.

때문에 NK경제도 그렇게 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웃어 넘겼습니다.

수년 전부터 NK경제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2023년이 2022년보다 어려웠고 2024년이 2023년보다 어려웠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통일, 남북 관련 사업과 활동이 사라지고 NK경제가 정부 관계자들에게 찍히면서 NK경제가 수행하던 자문, 연구 등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저는 강의, 자문회의 등에서도 배제가 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가 최악의 시기였습니다. 

국세청이 계산해 준 저의 2024년 종합소득세가 2023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도록 소득 자체를 줄여준 윤석열 정부에 감사합니다.

당연히 돈을 버는 것은 중요합니다. 돈이 있어야 NK경제도 계속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돈 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저와 NK경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돈이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NK경제를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돈을 추구했다면 이미 NK경제를 폐간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NK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길 하고자 합니다. 저는 군에 입대한 후 이등병 때 다리에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수도통합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요양을 위해 모 지방 국군병원으로 후송이 됐습니다.

당시 군은 특히 군병원은 상상도 할 수 없이 문제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한국 사회 부조리의 축소판이었습니다. 

병상이 모자라서 1개 병상을 환자 2명이 사용하고 그것 마저 배정 받지 못한 환자들은 바닥에서 잠을 자야했습니다. 병원 운영 인력이 부족해서 팔이 부러진 환자가 유리창을 청소하고 다리가 부러진 환자가 화장실을 청소했습니다. 조금 나은 환자들이 중환자를 돌봐야 했습니다.

지방 국군병원에 저 보다 몇 개월 늦게 입대한 이등병 환자가 들어왔습니다. 다리가 썩어들어가는 병에 걸려서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등병은 가정 문제로 어릴 때 부터 할머니와 가난하게 살아온 청년이었습니다.

원래 있던 부대에서도 병원의 군의관이나 간호장교도 누구도 그 이등병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작고 나이 많은 할머니가 혼자 이등병의 면회를 왔는데 그 이등병은 저에게 할머니가 걱정하지 않도록 고참 역할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할머니를 만나서 그 이등병이 잘 생활하고 있다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제가 잘 챙기겠다고 이야길 했습니다. 할머니는 제 손을 잡고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상급부대에서 병원에 검열이 나온다고 환자수를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모두가 아픈 것은 마찬가지였는데 무작정 아픈 환자들을 퇴원(부대 복귀)시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와중에 고위층, 부유층 자녀들 그리고 빽이 있는 사람들은 병원에 남게 됐습니다. 그들은 아프다고 병원에 입원해서는 축구를 하고 외부 진료를 간다며 외출, 외박을 하며 놀러 다녔습니다. 정작 진짜 아픈 사람들이 퇴원 대상이 됐습니다. 

이등병 역시 퇴원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를 퇴원시켜도 항의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발을 짚고 군의관을 찾아가서 저렇게 아픈 환자를 퇴원시킬 수 있느냐고 대신 제가 퇴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군의관은 노발대발하며 욕설을 했고 병원에 입원해있던 군 부사관들이 군의관을 달래고 저를 떼어 놓고 수습을 했습니다.

저는 그 이등병이 퇴원하는 날 병실을 나와 연병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등병은 버스에 탄채 울고 있었습니다. 저는 창문 틈으로 손을 넣어 이등병의 손을 잡아줬습니다.

그 이등병은 울면서 말했습니다. "강진규 이병님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모든 것이 너무나 싫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죽고 싶습니다."  

저 역시 울면서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군인은 울지 않는다. 울지마라. 할머니를 생각해야지. 우리 끝까지 살아 남자."

그때는 아무런 힘이 없어서 부조리를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의무를 다한 그 이등병이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상류층 자녀로 태어나서 호의호식하고 군대도 가지 않고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갖고 정치인, 장관, 대통령 하면서 반국가세력 타령하는 어떤 사람들 보다 그 이등병이 진짜 애국자일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 부조리가 없었다면 그 이등병도 제대로 치료받고 대우도 받고 그렇게 울지 않았을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이땅에 평화가 정착됐다면 그렇게 불행한 청년은 없었을 것입니다.

누군가 기득권과 부조리 저항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은 병역 의무도 제대로 안하면서 가난한 청년들을 위험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의 지배를 받을 것입니다. 또 자신의 진급을 위해 번쩍이는 사무실에 앉아 권력에 아부하면서 '전쟁'을 외치는 사람들이 득세할 것입니다. 

저는 그 이등병처럼 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도록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그렇게 불행한 청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기력하게 울며 홀로 서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NK경제를 통해 강하게 권력과 부조리를 비판하고 평화통일을 외치는 것입니다. 

물론 저 역시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처럼 돈도 많이 벌고 유명 언론사 기자들처럼 대접도 받으면서 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높은 연봉과 좋은 직장을 갖고 여자를 만나서 결혼도 하고 도발칼럼도 평화통일도 모두 잊고 조용하게 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생을 살다보니 각자에게는 운명 즉 주어진 소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소명은 NK경제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통해 억울하게 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나마 외로운 싸움 속에서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독자님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NK경제를 봐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NK경제 대표이사 강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