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부부장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 없으며 한국과 마주앉을 일도 없다”

2025-07-28     강진규 기자

북한이 남한에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새로운 이재명 정부와도 대화를 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7월 28일 담화를 통해 이재명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의 희망을 갖고 집권 직후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중단, 삐라살포 중지, 개별적 한국인들의 관광 허용 등 나름대로 성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실종된 평화의 복귀와 무너진 남북 관계의 복원을 이야기하며 강대강의 시간을 끝내고 선대선, 화해와 협력의 시간을 열어갈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몇 달 후 경주에서 열리게 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수뇌자회의에 그 누구를 초청할 가능성까지 점쳐 보며 망상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는 한국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어떤 정책이 수립되든 개의치 않았고 따라서 지금껏 그에 대한 평가 자체를 일체 하지 않았다”며 “이번 한번은 우리의 입장을 명백히 짚고 넘어가자고 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한국 당국자들이 남북신뢰 회복의 첫 신호로 묘사한 대북심리모략선전방송의 중단에 대해 말한다면 그 모든 것은 한국이 스스로 초래한 문제들로서 어떻게 조처하든 그들 자신의 일로 될 뿐이며 진작에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을 가역적으로 되돌려 세운데 불과한 것이다”라며 평가할 만한 일이 못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일방적으로 북한을 주적으로 선포하고 극단의 대결 분위기를 고취해오던 한국이 이제 와서 스스로 자초한 모든 결과를 감상적인 말 몇 마디로 뒤 집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면 그 이상 엄청난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가 최악의 시간, 어리석은 시간으로 묘사한 지난 몇 년 간은 어찌 보면 북한에게 있어서 무의미한 시간만은 아니었다고 김여정 부부장은 밝혔다.

그는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한국은 절대로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대단히 중대한 역사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에 구속돼 매우 피곤하고 불편했던 역사와 결별하고 현실 모순적인 기성 개념까지 말끔히 털어버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국가 대 국가 간 관계가 영구 고착된 현실과 더불어 해체돼야 할 통일부의 정상화를 시대적 과제로 내세운 것을 보아도 확실히 흡수통일이라는 망령에 정신적으로 포로된 한국 정객의 본색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한국정권들의 과거행적은 제쳐놓고 이재명의 집권 50여일만 조명해보더라도 앞에서는 한반도 긴장 완화요 남북 관계 개선이요 하는 설을 늘어놓았지만 한미 동맹에 대한 맹신과 북한과의 대결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 정부가 북한의 관심을 끌고 국제적 각광을 받아보기 위해 아무리 동족 흉내를 피우며 온갖 정의로운 일을 다 하는 것처럼 수선을 떨어도 한국에 대한 북한의 대적 인식에서는 변화가 있을 수 없으며 남북 관계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은 역사의 시계초침은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며 남북 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이미 완전히 되돌릴 수 없게 벗어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