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북한이 왜 남한을 믿지 못할까? 모두 자업자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 관계 신뢰 회복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 남한과 상대하지 않겠다고 반박하고 있다.
필자는 남과 북이 완전히 관련 없는 남남이라고 영원히 따로 살자고 하는 북한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남한에 대해 겉과 속이 다르다고 이중인격이라며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동의한다.
문재인, 윤석열, 이재명 3개 정부 관계자들, 정치인들의 행동을 보면 필자부터 한국 정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에서는 말로 남북 대화와 협력, 평화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또 권력 변화에 따라 180도 말과 행동을 바꾸는 것이 한국 관계자들이다. 한마디로 진심이 없는 것이다.
멀리서 사례를 찾을 필요도 없다. NK경제가 창간 후 당한 일들이 겉과 속이 다른 한국 정부의 속내를 잘 보여준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던 때 NK경제가 창간됐다.
창간 후 통일부에 출입매체, 보도자료 발송 등록을 위해 연락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왜 출입매체 등록을 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NK경제가 남북 협력과 평화를 위해서 창간된 언론사이고 당연히 문재인 정부의 통일 정책을 알리기 위해 등록하려 한다고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귀찮은 듯이 출입매체 등록할 필요 없고 보도자료를 보고 싶으면 통일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보면 되지 않으냐고 말했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취재 때는 더 황당했다. 당시 대통령실,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가 동대문에 합동 프레스 센터를 운영을 위해 신청을 받았다. 신청은 매체별 등록 기자 상한을 두고 선착순으로 이뤄졌다. NK경제는 100번대 신청을 했고 접수를 하는 정부 관계자가 당연히 등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조중동 등 보수 언론사들을 비롯한 종합지, 방송사, 종편 등에서 프레스 센터 자리를 더 내놓으라고 했다. 각사 5명, 이런 것도 부족해서 자기들은 10~20명씩 등록해달라고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소위 메이저 보수 언론사들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NK경제를 등록해주지 않았다.
NK경제는 대통령실,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프레스 센터 등록이 선착순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자 통일부 관계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사안은 전부 문재인 정부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고 자기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들 보고 이번 사안을 해결하라고 정보공개 청구를 모두 취하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하지만 남북의 축제에 NK경제가 초를 치면 되겠느냐고 그러니 정보공개 청구 모두 취하하고 조용히 있으라고 했다. 필자가 그러면 어떻게 취재를 하느냐고 하니 다른 언론사 기사들 보고 베껴쓰라는 식으로 말했다.
대통령실, 통일부 관계자들 주장처럼 좋은 일에 초를 칠 수 없어서 모두 취하했다. 프레스 센터에서 취재는 불가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취재를 할 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실, 외교부, 통일부 등의 출입기자들은 하노이 국제 프레스 센터 등록을 안내, 지원했다. 그런데 필자가 어떻게 등록을 해야할지 문의하니 정부 관계자는 베트남 외교부에 알아서 문의하라고 했다. 혼자서 베트남 외교부에 영문으로 이메일을 수십통을 보내며 설득했다. 취재 출국 몇시간 전에 겨우 취재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NK경제가 남북 협력, 평화 통일 등을 위해서 창간하고 활동을 한다고 하는 것에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말로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귀찮다고 일하기 싫어한 것이다.
그러면서 보여주기식 쇼는 좋아했다. NK경제 같은 작은 언론사보다 차라리 조선일보, 동아일보 같은 보수 언론사에 기사가 나오길 더 기대한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는 NK경제가 북한 관련 취재를 한다는 이유로 뒷조사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은 대북 정책에 누가 될 수 있다며 함구하라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말했다. 이익이 안 되면 모르쇠이고 필요할 때는 입장을 바꿔 찾는 것이다.
북한 코로나19 관련 내용을 알려달라고 하던 통일부는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후 NK경제에 법을 어긴 것이 아닌지 확인해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NK경제에 문재인 정부 때 자문을 해달라고 하던 기관들에서 종북 좌파, 친북 카르텔 이야기를 하며 배제를 당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무원들은 겉과 속이 달랐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공무원들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다시 입장을 바꾸고 있다. 계속 입장을 바꾸는 모습을 보면 마치 소시오패스를 보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 그리고 이런 정부를 누가 믿을 수 있을까?
겉으로는 남북 평화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고 그에 대한 진심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권력과 이익의 눈치나 살살보면서 말과 행동을 바꾸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입만 열면 거짓말이 자동으로 나오고 있다.
공무원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남한 사회가 전반적으로 오직 이익만을 쫓고 있다.
왜 수익도 나지 않는데 남북 협력과 평화 통일을 외치며 NK경제를 운영하느냐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뉴스 검색제휴 시 왜 남과 북이 화해 협력을 해야하는지 평화와 통일이 왜 필요한지 이야길 해도 허튼 소리였다. 네이버, 카카오는 남북 평화, 통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한다.
NK경제는 정권에 상관없이 한결 같았고 그로 인해 바보 언론사라는 이야길 듣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북한의 의심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기관, 기업들에서는 NK경제를 무시하지만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도 NK경제를 보고 있다고 한다.
한 대북 소식통으로부터 북한 관계자들이 NK경제를 보고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NK경제는 남북 화해 협력, 평화 통일을 하자고 하는 언론사인데 왜 문재인 정부가 NK경제를 차별하고 탄압하느냐는 지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북한을 욕하고 남북이 싸우자고 선동하는 대형 언론사들을 문재인 정부가 정성을 다해 모신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었다고 한다.
또 북한 관계자들은 윤석열 정부로 바뀐 후 관계자들이 180도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NK경제의 보도를 믿지 못했다고 한다. 설마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것이 맞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북한 관계자들 사이에서 NK경제가 입장을 안바꾸고 남북 화해 협력과 평화 통일을 계속 외치다가 폐간되는 것 아니냐고 고집을 꺽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만약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진심이 있었다면 NK경제가 비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북한에서 NK경제 기사를 보고 이중인격이라고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NK경제 기사가 북한의 불신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겉과 속이 다르고 지조가 없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도 그렇게 느낀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남북 신뢰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고 했다.
필자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 행동이 사기꾼 같다면 어떻게 신뢰를 쌓을 수 있을까? 문재인,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의 사기꾼 같은 행동을 아무리 반복한다고 신뢰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한결 같은 마음과 그에 따른 올바른 행동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이야기 한 남북 신뢰 회복은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