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의 실체가 밝혀졌다. 첨단과학연구원은 IT, 나노, 바이오, 통신 등 분야의 최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K경제가 입수한 북한 잡지 '조선 2019년 3월호'에는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을 소개하는 내용이 수록됐다. 잡지 조선은 조선화보사와 외국문출판사가 발간하고 있으며 북한 체제, 기술, 상품 등을 소개하고 있다.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은 그동안 북한 언론에 간간히 등장했다. 어떤 때는 얼굴인식과 관련해, 또 어떤 때는 보안기술과 관련해 소개됐다. 하지만 명확한 실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의 조직도에도 첨단과학연구원은 빠져있다. 때문에 첨단과학연구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어떤 연구소들이 산하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조선 2019년 3월호는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은 대학 안의 여러 핵심기초기술부문 연구집단들을 통합해 지적 및 물적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동원 이용함으로써 첨단산업분야들을 창설하고 나라의 경제구조를 지식경제형으로 전환하는데서 주도적 역할으 할 목적으로 2014년 조직된 종합적인 연구 및 개발기지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선 2019년 3월호에 따르면 첨단과학연구원 산하에는 정보기술연구소, 나노기술연구소, 생물산업연구소, 전자재료연구소, 분석연구소, 통신산업연구소, 과학기술기구연구소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유명한 것이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 정보기술연구소이다.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 정보기술연구소는 2016년, 2017년 연속으로 북한의 10대 IT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북한의 국가소프트웨어제품생산계획에 따라 품질관리체계를 세우고 각종 소프트웨어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컴퓨터바이러스백신, 영상회의체계, 얼굴인식체계 등을 개발했다.

또 그동안 북한 언론 보도를 보면 첨단과학연구원에서는 레이저3차원인쇄기, 바이러스방역프로그램 '클락새', '지능유희사판(증강현실 모래판)' 등을 선보였다.

첨단과학연구원 산하 연구소들은 대부분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에 소개된 곳들이다. 통신산업연구소는 소개에서 빠져있다. 이 연구소는 통신기술과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 2019년 3월호는 "연구원에서는 지금 각 연구소들에서 장악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독점기술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협동을 더욱 짜고드는 것과 함께 단과대학, 학부들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유지하면서 공동연구활동을 진행해 여기에 인입된 박사원생들과 학생들의 과학이론적 자질과 실천 능력을 높이는 사업을 줄기차게 내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보기술연구소와 생물산업연구소, 나노기술연구소에서는 인민 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할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고 과학연구사업을 지향시킴으로써 최근 수년간에만해도 해당 분야들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여러 첨단기술 및 제품들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첨단과학연구원은 대학과 공동 연구를 하면서도 사용화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산학협력 개념과 유사해 보인다.

조선 2019년 3월호는 "분석연구소에서 새 분석방법들에 기초해 개발한 10여종의 상용분석 설비들과 장치들은 지금 전국의 식료 및 제약공장들을 비롯한 여러 단위들에 도입됐으며 분석의 정확도와 정밀도가 높아 명제품, 명상품 생산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전자재료연구소와 과학기술기구연구소, 통신산업연구소들에서도 새로운 재료와 기술, 설비들을 개발해 인민결제의 주체화, 현대화, 정보화, 과학화 실현에 이바지하고 있다.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에서 이룩되고 있는 과학기술성과들은 나날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내용을 종합해보면 첨단과학연구원은 김일성종합대학의 첨단기술 관련 연구소들을 통합한 조직으로 보인다. 이곳에서는 기초기술 등에 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또 한편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잡지 조선은 실제로 첨단과학연구원 산하 연구소들이 만든 성과들이 대동강과일종합가공공장, 류경김치공장 등 북한의 공장, 기업소들의 생산공정 현대화와 제품 품질개선 등에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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