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관련 보고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위장업체로 지목한 국방 IT 기업이 지리정보시스템(GIS), 암호, 통신, 소프트웨어(SW) 등을 융합해 VIP 보호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업체는 IT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지휘통제로 경호 작전능력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주장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국방 IT 업체 글로콤(Glocom)이 지난해 주요 요인 경호를 위한 시스템인 'GS-2700 VIP Protect System'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9월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제재 관련 보고서를 통해 북한 위장 기업과 물품, 금전 반입 등에 관한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2017년 9월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관련 보고서에 소개된 글로콤

UN 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는 말레이시아의 글로콤(Glocom)이 북한의 위장 업체라고 주장했다. 북한 정보당국이 글로콤을 설립해 군용 통신 장비 등을 거래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로이터 등 외신들에 의해 보도됐다. 

로이터 통신 보도

North Korea spy agency runs arms operation out of Malaysia, U.N. says

 

2017년 9월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관련 보고서에 소개된 글로콤 장비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보고서에서 글로콤의 홈페이지와 글로콤이 생산한 통신 장비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콤의 자료는 모두 영문으로 작성돼 있었다. 글로콤은 개인용, 차량용 등 통신장비를 개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9월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관련 보고서에 소개된 글로콤 장비

보고서는 또 글로콤이 지휘통제자동화시스템(C4I) 등을 개발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그런데 2017년 UN 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에 등장하지 않는 신제품들을 글로콤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NK경제가 입수한 GS-2700 VIP Protect System 소개 자료

NK경제는 글로콤이 작성한 'GS-2700 VIP Protect System' 소개 자료를 입수했다. 해당 자료에 나온 글로콤의 로고는 UN 보고서에 나온 글로콤의 로고와 같으며 소개된 회사 사이트 역시 동일했다. GS-2700는 2017년 9월 UN 안전보장이사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등장하지 않는 제품이다. 

글로콤은 GS-2700이 효과적인 VIP 보호 작전을 위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개발된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글로콤의 자료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GIS 소프트웨어의 지리적 분석 및 검색을 통해 운영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운영 실패를 최소화해 준다. 또 명령 및 제어, 상황 등 정보를 공유해 개별 요원들의 역량을 향상시켜준다는 설명이다. 또 실시간 정보 전송이 가능하며 요원들의 위치 및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요원들이 서로 협력해 생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GS-2700은 고성능 전술 맵핑 시스템인 GS-920과 병사정보시스템인 GS-2500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GS-920과 GS-2500는 글로콤의 제품이다. 특히 글로콤은 GS-2700에 암호화 된 정보 교환을 제공하는 무선통신 기술이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NK경제가 입수한 GS-2700 VIP Protect System 모습

글로콤의 자료를 보면 이 시스템은 VIP 이동 동선을 GIS로 구현하고 거기에 경호 요원들의 위치와 위험 요소 등을 파악, 분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요원들은 암호화 된 통신으로 정보를 주고 받고 지휘통제센터는 GIS 정보와 요원들의 정보를 취합 분석해 작전을 진행하는 것이다.

 

NK경제가 입수한 GS-2700 VIP Protect System의 운영 형태

글로콤은 요원들이 사용하는 개별 무전기와 통신시스템, 차량형 지휘소 등 구성 요소도 설명했다. 글로콤은 이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일반적인 경호 작전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작전 능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글로콤의 주장이 사실이고, 또 이 회사가 북한의 위장업체라면 북한이 통신기술, GIS, 암호기술 등을 융합해 VIP 경호를 위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글로콤이 GS-2700 시스템을 소개하고 해외에 판매하려 했던 것으로 볼 때 북한에서 실제 활용하는 판매되지 않는 시스템은 더 고도화 됐을 가능성이 있다. 자국 사령관, 요인 등의 경호에 사용하는 최신 시스템을 판매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왜 글로콤이 이같이 민감한 시스템을 판매하려고 했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에 NK경제는 글로콤에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주장(글로콤이 북한의 위장업체라는)이 사실인지 또 로이터 등 외신들의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등에 대해 문의했다. 글로콤에 소명을 요청한 것이다. 

NK경제는 3월 28일과 29일 2차례에 걸쳐 글로콤에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글로콤은 2차례 모두 NK경제가 보낸 이메일 내용을 확인했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PS: 만약 향후 글로콤이 반론을 하거나 이메일로 소명 자료를 보낸다면 이를 반영할 예정입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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