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북한의 주파수 정책은 베일에 쌓여있었다. 그런데 북한의 주파수 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가 나타났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이 발행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정보과학 2018년 제64권 제4호에는 '초고주파 미소띠 유전체 공진자 발진기 설계의 한 가지 방법'이라는 논문이 게재됐다.

이 논문은 초고주파 마이크로스트립 유전체 공진자 발진기(DRO) 설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파수 정책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논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주파수 관리를 과학적으로 하여야 한다"며 "주파수는 국가의 중요한 자원이며 주파수 관리를 과학화 하여야 무선통신과 방송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파수는 무선통신, 방송 등 다양한 영역에 쓰이고 있다. 주파수를 사용하는 서비스, 기기들이 많아지면서 주파수 혼선, 간섭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주파수 혼선, 간섭이 발생하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때문에 주파수 정책에 따라 사용 영역, 서비스별로 주파수 구간을 나누고 거기에 맞춘 통신, IT 기기를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남한에는 통신, 방송 등의 주파수 관리에 철저하며 주파수 경매 제도를 통해 통신사에 주파수를 할당 중이다.

북한에서도 주파수 관리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알려진 바 없다. 김정은 위원장의 주파수 관련 발언 역시 이번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주파수 관련 교시를 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주파수를 국가의 중요한 자원이라고 언급한 것은 북한 당국이 주파수 관리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관리를 해야한다고 한 것으로 볼 때 북한도 방송, 통신 등의 분야에 주파수 관리를 체계적,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파수 관리를 잘해야 무선통신과 방송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한 것으로 볼 때 북한에서 주파수를 사용하는 통신, 방송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북이 통신, 방송 분야 협력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주파수 문제다. 북한도 주파수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남북이 IT 협력 과제를 도출할 때 상호 주파수 현황 파악과 협력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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