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밤 비상계엄 내란 사태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 당했고 김용현 국방부 장관 등 군 고위관계자들이 구속됐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전해지는 소식들에 국민들의 충격이 크다.
이번 내란 사태의 책임과 원인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필자는 한국 언론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현재 많은 언론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내란 세력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그중 뉴스타파, MBC, 한겨레, 경향신문, JTBC 등 일부 언론들은 내란 사태 이전에도 윤석열 정부를 비판해 왔다.
반면 상당수 언론들이 비상계엄 이전에는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다가 내란 사태, 탄핵 이후 입장을 180도 바꿨다.
대표적인 것이 북한에 대한 보도이다. 지금까지 조사된 내용에 따르면 내란 세력은 북한과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을 넘어 남북 충돌을 유발해 국지전을 일으키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오물풍선 문제를 확대하려 했으며 평양 무인기도 한국에서 보낸 것이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역시 악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한국 언론들은 정부 입장을 앵무새처럼 소리친 것은 물론 반공 투사가 된 것처럼 행동했다.
대북 전단 살포와 북한의 오물풍선 사건에 대해 한국 언론은 대북 전단 살포는 당연한 것이고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대역죄라고 주장했다.
보수 전문가들 조차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해 일시적이라도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하자고 했지만 많은 한국 언론들은 오히려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기자들은 남북 긴장 고조가 가져올 위험을 생각하지 않고 정부의 선전원으로 활동했다. 오히려 하지 않아도 되는 북한을 조롱하는 기사를 쓰고 남북이 한판 붙어보자는 식으로 기사를 썼다.
평양 무인기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무인기가 수백킬로미터를 비행해 평양 로동당 청사에 전단을 뿌린 것으로 볼 때 국가기관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북한의 자작극이라고 하기에는 의문이 있었다. 무인기 침투로 북한 내부도 충격을 받았고 북한 군 간부들이 문책을 당했다는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자작극이라고 해도 북한 내부 정서상 김정은 총비서 관련 비방 내용의 전단지를 만드는 것은 금기시 되는 사안이었다.
그런데 많은 한국 언론들이 평양 무인기 사건에 대해 근거도 논리도 없이 북한의 자작극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북한에 엄청난 위기가 있어서 자작극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확인도 되지 않은 자극적인 내용을 경쟁적으로 보도하면서 한국도 파병을 해야 하는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려 했다.
결국 많은 한국 언론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세력에게 판을 깔아주고 있었다. 그들이 행동할 명분을 만들어 주려고 했으며 북한과 충돌을 당연하게 생각하도록 국민들을 선동했다. 사실상 한국 언론이 내란 공범인 것이다.
법과 원칙에 따르면 이런 보도를 한 언론사 대표, 편집국장, 부장, 기자들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 자율적인 보도가 아니라 대통령실, 국방부, 통일부 등의 사주를 받고 그런 기사를 작성해서 내보냈다면 진짜 내란 공범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다수 한국 언론들은 내란 세력이 남북 충돌을 유발하려 했다고 비판하며서 자신들이 평화의 사도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남북 갈등을 고조시킨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언론은 없다.
바로 이같은 점 즉 권력의 눈치를 보고 비판 의식을 상실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아마 비상계엄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한국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을 찬양하고 종북 반국가세력을 처단하라고 보도했을 것이다.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범사회적인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혁이 가장 시급한 곳이 언론계이다.
한국 언론을 개혁하지 않으면 그들은 또 다시 남북 충돌, 국지전을 유도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