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송환법 반대로 촉발돼 6개월 간 이어진 홍콩 시위 여파로 홍콩 내 중국계 은행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시위대들이 중국계 은행을 집중 공격하면서 철문을 설치하고 금융자동화기기(ATM)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NK경제는 12월 6일부터 8일까지 홍콩 현지의 은행 지점들을 살펴봤다.

지난 수 개월 동안 중국계 은행들이 시위대에게 낙서를 당하거나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를 당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해 최근 중국계 은행들은 유리창 대신 나무, 철판으로 보호벽을 만들고 있었다. 

홍콩 침사추이, 조던, 센트럴, 완차이 등의 남양상업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지점들은 모두 보호벽을 설치했다. 보호벽 중간의 작은 출입구에는 경비원들이 배치됐다. 일부 중국계 은행들은 자신들이 홍콩 법인이라는 것을 알리거나 경고문을 붙이기도 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들 중국계 은행들은 정상 운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호벽을 설치함으로써 은행 지점 직원들의 근무시간 이후 ATM 사용이 제한됐다. 각 지점에는 ATM 사용에 관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12월 8일 홍콩 시민 수십 만 명이 거리로 나선 집회는 비교적 평화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행진을 하던 시민들은 중국계 은행이 나타나자 벽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다만 은행 기물이나 벽을 파괴하지는 않았다.   

중국계 은행들의 이같은 행동은 홍콩 시민들의 시위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중국계 은행들은 홍콩에 침투한 대표적인 중국 자본으로 여겨져 시민들에게 미움을 받았다. 

반면 홍콩계 은행이나 외국 은행들은 무풍지대였다. 중국계 은행과 외국계 은행 지점이 바로 옆에 위치에 있음에도 시민들은 중국계 은행만 공격했다. 때문에 다른 은행들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보호벽을 설치하지 않는 것은 물론 셔터나 철조망도 설치하지 않았다. 누구나 자유롭게 ATM 공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놨다. 홍콩 시민들은 이들 은행에 대해서는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씨티은행, SC은행, HSBC은행 등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12월 8일 집회와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들 은행은 피해를 받지 않았다.

국제금융도시로 불리는 홍콩에서 중국계 은행과 외국계 은행을 바라보는 홍콩 시민들의 시선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홍콩 =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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