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아리랑메아리, 려명, 류경 등 인터넷 선전사이트들이 중국 ICP(Internet Content Provider)비안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25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일부 북한 선전매체 사이트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 

우리민족끼리에는 '辽ICP备15008236号-1'이, 아리랑메아리에는 '辽ICP备15008236号-2'이, 류경에는 '辽ICP备15008236号-1'이, 려명에는 '辽ICP备15008236号-2' 문구가 사이트 하단에 새로 생겼다.

북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소스코드를 분석한 결과 이 문구는 beian.miit.gov.cn 사이트로 연결된다. 이 사이트는 중국공업정부화부가 운영하고 있다.

 

해당 홈페이지는 중국 ICP(Internet Content Provider) 관리와 인증 관련 사이트다.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인터넷 서비스 관리를 위해 ICP비안을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ICP비안을 발급받지 않으면 중국 내에서 해당 사이트로 연결이 차단될 수 있고 중국 내 검색사이트에서도 검색이 안 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ICP비안을 발급받지 않은 사이트로 중국인들의 접속을 차단, 블록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ICP비안을 받지 않으면 사실상 중국 내 사업 및 서비스 제공이 사실상 어렵다고 한다. 때문에 중국에 진출하는 거의 모든 기업, 서비스 등이 ICP비안을 받고 있다.

그러나 ICP비안을 등록한다는 것은 중국 정부의 감독, 관리를 받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 사이트 운영의 자율성이 침해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나 민감한 내용이 해당 사이트에 올라올 경우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홍콩, 신장위구르 등 민감한 사안이 인터넷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있다. 일례로 시진핑 국가주석을 패러디하는데 사용된다는 이유로 곰돌이 푸우가 인터넷에서 규제 대상이 되기도 했다.

북한은 우리민족끼리 등 사이트의 중국 내 활동과 중국인,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등을 고려해 ICP비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선전사이트에 중국동포들의 접속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북한이 우리민족끼리 등 사이트 운영조직을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어 ICP비안을 받는 것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ICP비안을 받기 위해서는 중국인 담당자가 있어야 하며 중국에 서버를 두고 중국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대신 파트너, 협력사 등을 통해서 조건을 갖추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중국 ICP비안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이 다른 사이트로 ICP비안 인증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중국동포 등 사이트 방문자를 위해서는 ICP비안을 확대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향후 북한이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사이트에 올렸을 때 중국 정부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은 홍콩 시위와 관련된 내용을 선전사이트에서 전하면서 미국 개입을 비판했었다. 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화웨이 갈등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중국에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방향에서 내용을 올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긍정, 부정을 떠나서 그 자체가 언급되고 주민들에게 노출되는 것이 싫을 수도 있다.

이에 북한이 중국 쪽 방문자가 많은 사이트는 ICP비안을 받고 다른 사이트는 인증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선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 독자님들의 뉴스레터 신청(<-여기를 눌러 주세요)이 NK경제에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NK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