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은행,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전략 수립해야”
북한 “은행,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전략 수립해야”
  • 강진규 기자
  • 승인 2020.09.0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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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이동통신 발전 추세에 맞춰 은행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500만대 이상의 휴대폰이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그동안 모바일 결제 활용은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북한이 금융 부문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월 8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출판한 ‘경제연구 2020년 2호’에 ‘손전화(휴대폰)지불봉사의 조직과 경영관리’이라는 내용이 수록됐다.

글은 “(북한이)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여 금융거래에서 신속성과 정확성, 투명성, 편리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현대적인 기술수단들을 널리 받아들이고 금융업무의 컴퓨터와, 무인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은 “특히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음성호출이나 통보문(문자) 봉사는 물론 자료통신봉사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는 손전화기가 사람들 사이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현실은 재정금융 부문에서도 이런 기술 수단들을 적극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북한 금융 부문에서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은 “(북한) 은행이 손전화를 이용한 전자지불봉사를 진행하자면 봉사조직과 경영관리에서 과학적인 타산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이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며 “무엇보다 먼저 손전화기술봉사를 조직하고 경영관리를 효율적으로 합리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과학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이 지칭한 은행이 어느 곳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북한에는 대표적으로 조선중앙은행이 있다. 조선중앙은행은 남한의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면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과 같은 시중 은행의 역할도 하고 있다. 또 금융당국의 역할도 조선중앙은행이 하고 있다. 이 글이 조선중앙은행을 염두에 둔 것인지 다른 북한 은행을 지칭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북한에서 금융IT, 핀테크 관련 기술 개발은 평양정보기술국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울림이 평양정보기술국의 작품이다. 북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 울림 살펴보니 글이 평양정보기술국이 아니라 은행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 글이 기술이 아니라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전략, 서비스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나타낸다.

글은 북한 은행이 모바일 결제에 관한 과학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우선 은행의 환경과 실태를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물론 해외 모바일 결제 실태를 파악하고 또 북한의 통신, IT, 금융 현황 그리고 주민들의 수요 등을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글은 은행의 모바일 결제 개발 및 관리능력, 은행 지점들의 실태와 직원들의 실무수준, 은행의 재정 상태와 정보화수준, 은행의 위험관리능력을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은행의 환경과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운영 방식을 확정하고 서비스 조직과 발전 방향을 세우며 전략목표를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글은 은행이 모바일 결제를 위한 전략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단계별 과업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내용은 남한에서 진행하는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과 유사하다. ISP의 경우 국내외 사례 조사, 내부 실태 분석을 하고 정보화를 위한 전략과 단계적 로드맵을 만들게 된다. 이 글에서 지칭한 내용과 같다.

글은 모바일 결제 전략적 단계의 첫 단계인 도입단계에서 해당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당국의 승인을 받고, 서버 및 말단 사용자용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며, 프로그램의 정상가동을 확인하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들을 찾아내고 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실제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테스트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또 글은 사용자들의 현금입출금을 자유롭게 보장할 수 있는 지점들을 꾸리며 지점들의 봉사능력이 제한된 경우에는 대리봉사기관을 합리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입과 서비스 제공, 사후 서비스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지점을 구성하는 방안을 설명한 것이다.

이어 글은 성장 단계에서는 보다 많은 사용자들과 기업체들은 모바일 결제에 가입시키도록 해야 하며 성숙 단계에서는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됨에 따라 여러 금융 서비스를 추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가할 수 있는 서비스는 저금, 보험, 추첨 등이며 인공지능(AI)기술, 대자료(빅데이터) 기술 등 최신 기술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은 은행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위해 여러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험에는 보안과 관련된 위험, 시스템 설계 도입 및 유지와 관련된 위험, 사용자 오류로 인한 위험 등이 있다고 한다. 글은 모바일 결제의 위험관리 과정을 검토, 총화하는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제도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글은 결론에서 "은행 부문에서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조직과 경영관리에서 나서는 문제들을 과학적으로 원만히 해결함으로써 북한의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이고 전반적 금융업무의 컴퓨터화, 무인화를 실현해나가는데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은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이는 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글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위한 ISP부터 개발, 서비스 확산, 위험관리 등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북한 은행에 모바일 결제 도입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고 사업 추진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출시돼 있지만 널리 쓰이지는 않고 있다.

이는 기술적 문제보다 금융 부문의 신뢰와 제도적 문제로 추정된다. 울림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전자카드를 은행에서 발급받아야 한다. 전자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은행과 금융거래를 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북한 은행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은행 거래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이 은행 등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2009년 화폐개혁의 경험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대신 북한 주민들은 현금 특히 외화 사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북한의 금융 시스템과 은행에 대한 신뢰 문제로 전자카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사용도 선호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글이 나오고 있는 것은 북한이 금융정보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북한 김정은 전면적 금융정보화 지시...국가 금융정보화전략 추진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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