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필자가 갑자기 헌법 이야길 꺼낸 것은 대한민국의 근간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취재원으로부터 NK경제 취재에 협조하지 말라고 이야길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필자가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북한 IT에 관한 취재를 하지 말라, 기사를 쓰지 말라는 말을 들은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NK경제가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NK경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북한 IT, 과학기술에 관한 소식을 국민들이 아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북한 IT, 과학기술에 관한 정보를 국민들이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소수의 관계자와 정부 기관 그것도 특정 기관만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이런 주장이 교만하고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헌법 제4조를 보면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게 돼 있다.

좌우, 진보와 보수, 이념을 떠나서 통일과 남북 협력 그리고 안보를 위해서는 북한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IT, 과학기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북한 IT, 과학기술의 현황을 알아야 연구를 하고 정책을 만들고 협력 방안을 만들 수 있다.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연구를 하고, 협력 방안을 만들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 

학자들이 북한 IT에 대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기업들이 그리고 정부 기관들이 협력 방안을 만드는 활동에 기여하는 것과 정보를 틀어쥐고 자신들 이외에는 아무도 정보를 알지 못하도록 하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길인지 묻고 싶다. 

우리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향후 남북 협력, 통일 과정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어떤 사람들은 북한 IT, 과학기술 정보를 알리는 것은 이념의 잣대로 보며 반대한다. 그런데 북한에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어떻게 북한에 대한 찬양, 고무가 될 수 있는가?

기술은 말 그대로 기술로 봐야 한다. 북한의 통신 설비를 알아야 연구를 통해 향후 북한과 통신 연결 방안을 준비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의 통신 설비에 관한 정보를 아는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한다면 한마디로 답이 없다. 

또 어떤 사람들은 법을 내세워 북한 IT, 과학기술 소식을 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국가보안법, 남북교류협력법, 5.24조치 등이다.

당연히 국가에 사는 국민이라면 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법 위에 법, 대한민국의 근간이 되는 것은 헌법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는 다음과 같다.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④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언론은 헌법에 따라 국민들에게 뉴스를 전달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는 보장받아야 하며 검열받아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언론인 NK경제도 이같은 권리가 있다.

헌법이 아니더라도 언론의 자유는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기본권으로 존중받고 있다. 기자는 어떤 내용도 누구도 취재하고 인터뷰를 할 수 있다.

미국 기자가 이란 최고지도자를 인터뷰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반대로 이란 기자가 미국 대통령을 인터뷰할 수 있다. 기자는 전쟁 중에도 상대국에 대해 취재를 하고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쓸 수 있다. 그것이 언론과 기자의 본분이다. 그리고 그런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하위 법령을 근거로 헌법을 부정하려는 행위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다.

제21조 4항에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를 문제삼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북한 게임,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사를 쓰는 것은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망설 등 가짜 뉴스를 써서 대한민국의 혼란을 초래한 언론들이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위반한 것이 아닌가?

설마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쓴 것이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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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T, 과학기술 기사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또 NK경제를 비판하는 것 역시 사상의 자유다. 하지만 선을 넘지는 말자.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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