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는 순간 한마디로 입을 '딱' 벌리게 된다. '북한에도 디자인이 있을까?' 책에 대해서는 그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

이 책은 '북한에도 디자인이 있을까?' 제목에서 질문을 던지고 내용으로 직접 답을 하고 있다. 북한산업미술 70년(1945~1999), 북한산업미술 70년(2000~2018) 2권으로 구성된 책은 1945년부터 2018년까지 73년 간 북한의 디자인을 분석, 소개한다.

저자인 최희선 박사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겸임교수 겸 화인컨설팅 대표다. 2011년부터 북한 산업미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책은 북한에서의 디자인의 개념과 등장, 발전 과정 그리고 북한의 경제, 산업 정책과 연관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 2000년부터 최근까지 북한의 디자인 동향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남북 분단 상황에서 이 책은 단순한 시작일 뿐, 많은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희망하던데 국내외 후속 연구자들이 이 책의 온전하지 못한 길을 채줘 주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그러나 이는 겸양의 표현이다. 이책은 북한 디자인에 대해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입이 '딱' 벌어지는 이유는 방대한 연구 내용, 수록 자료 때문이다.

북한의 언론 보도, 학술자는 물론 사진, 영상 등 각종 자료를 총 망라해서 분석했다. 2권이 도합 1000페이지에 달한다.

단순히 북한의 보도나 학술자료, 도안만 소개한 것도 아니고 실제 제품 사진 등도 분석했다. 이렇게 책에 담긴 사진, 그림 자료만 1000~2000장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70여년을 분석한 책이기 때문에 수십년 간 북한이 개최한 산업미술 관련 행사를 분석한 내용도 있다. 연도별로 어떤 주제로 얼마나 많은 작품들이 출품됐는지 분석해 본 것이다.

또 북한의 산업미술 관련 영상을 보고 산업미술계 인물들의 캡쳐 사진도 분석했다. 저자가 얼마나 꼼꼼히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부족하다면 겸양의 표현을 했지만 책을 보고 후속 연구자들이 부담을 느낄지도 모른다. 후속 연구에서 이보다 더 뛰어난 결과물을 내놔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은 북한 산업미술에 대한 책이지만 산업미술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산업미술을 통해 북한의 경제, 사회의 변화를 분석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 북한미술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북한 경제, 사회에 관심이 있거나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책은 각 권이 약 500페이지로 방대한 내용이지만 사진, 그림, 표 등의 구성이 잘 돼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전문가가 방대한 자료 분석을 통해 잘 정리된 내용을 전달해 준다는 점이다. 단점을 꼽으면 책이 두껍고 무겁다는 것이다.     

책 정보

책이름: 북한에도 디자인이 있을까? 북한산업미술 70년(1945~1999), 북한산업미술 70년(2000~2018) 총 2권 

지은이: 최희선

출판사: 담디

가격: 각 3만9000원

초판 발행: 2020년 9월

* 이 리뷰는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장(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님이 보내주신 책을 읽고 진행한 것입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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