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립니다] NK경제는 독자 노선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알립니다] NK경제는 독자 노선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 강진규 기자
  • 승인 2021.04.19 06:08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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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NK경제를 사랑하시는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취재원, 독자님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길 들었습니다.

"NK경제를 다른 언론사에 합쳐서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메이저 언론사에서 들어가서 북한 IT, 과학 관련 기사를 쓰면 되지 않느냐?"

"주요 IT 매체에 입사해서 NK경제 하던 일을 해라", "북한을 다루는 매체에 가서 NK경제 일을 해라"

이런 이야길 하신 분들은 NK경제와 경영자인 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제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일 하기를 바라는 취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언론 환경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NK경제를 창간하기 이전에 20여곳의 언론사에 제안을 했습니다. 북한 IT, 산업, 과학, 경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팀을 만들고 향후 성장시켜서 자회사로 만들자는 계획이었지요.

그러나 어떤 언론사도 제안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언론사의 수익 그리고 북한 뉴스를 다루는 실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사들은 대부분 수익을 추구합니다. 공영방송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통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종합지, 전문지, 경제지 등 종류에 상관없이 또 진보, 보수 등 성향에 상관없이 수익을 추구합니다.

언론사도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돈이 있어야 언론사를 운영할 수 있고 기자들과 구성원들의 월급도 줄 수 있으니까요.

한국 언론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유료 구독 모델이 점차 사리지면서 한국의 언론들은 수익성의 함정에 빠졌습니다.

수익성이 있는 분야에는 더 많은 기자를 배치하고 더 많은 뉴스를 생산합니다. 반면 돈이 나오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는 담당 기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북한 IT나 북한 과학기술와 관련된 뉴스는 돈이 되지 않습니다. 기업이나 기관들은 북한 IT, 산업, 과학 등과 관련된 부문에 광고나 후원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분야입니다. 때문에 NK경제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언론사들은 장기적인 돈을 바라지 않습니다. 많은 언론사들이 전문 경영인을 대표로 두고 있고 다시 편집국장, 광고국장이 있고 부장들이 있습니다. 국장, 부장들은 언론사 수익을 위해 뛰어야 하는 실정입니다. 월별, 분기별로 광고, 후원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질책을 받습니다.

올해 실적이 좋지 않으면 언론사 부장, 국장, 대표는 내년에 회사를 떠나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장기적으로 북한 IT 분야를 다루고자 할까요?

언론사들은 북한을 취재시키는 것보다 당장 돈이 되는 삼성전자, 네이버, 게임회사 등을 취재하도록 시킬 것입니다. 2018년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후 여러 언론사들이 내부적으로 북한, 통일 취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기자를 배치했지만 1~2년 사이에 대부분 해체했습니다.

설령 뜻을 함께 하는 언론사 대표, 국장 등이 북한 IT 취재를 허용한다고 해도 1~2년 뒤 그들이 교체되면 북한 IT 취재는 구조 조정 1순위가 될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북한 IT 기사가 재미있으니 클릭수를 높일 수 있고 클릭수가 높아지면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기사 클릭수와 언론사 홈페이지 방문자수는 광고 단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클릭수가 높아지면 광고 단가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북한 IT 뉴스의 클릭수 보다 연예인 음주음전 뉴스 클릭수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진중하게 북한 IT 취재를 하는 것보다 자극적인 기사들을 쓰는 것이 클릭수를 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기자에게 하루에 북한 IT 기사 1건을 쓰도록 배려하는 것보다 책상에 앉아서 이슈, 연예 기사들을 베껴서 하루에 10건을 쓰도록 할 것입니다. 

즉 현재 언론 환경에서 경제지나 IT매체들 중 NK경제 같은 팀을 운영하거나 북한 IT를 취재라는 기자를 두려고 하는 곳은 없습니다.

실제로 저는 지난해 몇차례 입사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의를 받은 것은 북한을 취재하라는 것이 아니라 IT나 금융을 취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입사를 하면 북한 IT 취재는 포기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언론사의 사회적 역할과 공공성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에게 조언을 해주신 분들의 말처럼 다른 언론사에 완전히 입사를 했다면 NK경제는 폐간되고 북한 IT 기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수익성과 별개로 북한 취재를 하는 언론사도 있습니다. 종합지, 방송사 등에서는 북한 관련 취재를 하고 있지요.

종합지, 방송사 등은 북한 정치, 외교, 안보를 중심으로 취재를 합니다. 제가 창간 전에 제안을 했던 한 종합지 관계자는 "왜 북한 IT를 취재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더군요. 그분은 북한 IT나 과학기술을 전문적으로 취재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북한 정치, 안보를 다루면서 가끔씩 1건씩 쓰면 된다는 것이었죠. 여전히 북한 취재와 뉴스는 정치, 안보 등이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기성 언론사들은 자존감이 높기 때문에 저같은 외부인을 받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모 언론사 간부는 저에게 자기 회사에 취재하는 막내 기자가 저 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IT나 과학기술 취재를 시키려면 막내 기자에게 시켜도 된다는 것이었죠.

북한, 통일을 전문으로 다루는 언론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진보, 보수 등 정치적 성향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나쁘거나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NK경제가 추구하는 신념과는 다릅니다.

NK경제가 추구하는 것은 이념과 정치를 넘어 미래를 보자는 것입니다.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IT, 과학기술, 산업으로 남과 북이 협력하고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목표입니다.

NK경제가 다른 전문 언론사들에 합병되거나 제가 입사를 하게 된다면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기사를 써야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NK경제는 사실상 사라지겠지요.

여러 분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NK경제가 독자 노선을 고수하는 것은 NK경제를 지키기 위해서 입니다.

이런 현실을 아는 분들은 NK경제가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언론사에 가서 IT기사를 쓰거나 또는 북한 정치 기사를 쓰는 것이 편할 것입니다. 그러면 먹고 사는 문제도 걱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NK경제를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또 연락을 받았습니다. 기업 관계자, 연구원, 공무원, 학생 그리고 해외에 계시는 분 등 많은 사람들이 북한 IT, 과학기술, 산업 등에 관심이 있고 소식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NK경제를 중단하고 다른 언론사들과 똑같은 기사들을 쓴다면 그분들은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분들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는 누가 만들어 가겠습니까?  

저도 고통스러운 길이라는 것을 알지만 NK경제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독립적인 노선을 유지할 것입니다.  

걱정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더 노력해서 취재원, 독자님들이 걱정하시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NK경제 대표이사 강진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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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석 2021-04-25 02:39:27
저는 여기에 자주자주 들어오지는 않고,
가끔씩 몰아서 보면서 댓글을 한꺼번에 여러 기사에 대해서 각각 다는데요..

시간이 좀 지난 기사에 대해서는 아마 기자님이 댓글을 안(못) 보시는 듯하네요...

궁금한 점.

1) 저의 댓글에 대해서 답글이 올라오면 그것만 볼 수 있는 기능이 없는 듯하네요.
그런 기능이 있으면 아주 좋을 텐데요. .ㅎㅎ

2) 또한 기자님도 기자님의 기사에 대한 댓글이 새로 올라오면,
그 기사가 최근 기사이든 몇 주 전의 기사이든
기자님이 그 댓글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을 텐데, ...
아마도 없는 모양이네요...

*'특히 세해 계획 기사(100일도 더 지난 기사 ㅎㅎ)에 대해서는
댓글을 좀 자세히 올렸는데, 한 번 보시면 아미 힘 나실 겁니다. ㅎ

김 경석 2021-04-19 12:04:06
다른 언론사 들어가면 뻔허지요... ㅎㅎ

다만 운영 어려움이 걱정되지요... ㅎㅎ

이충재 2021-04-19 11:56:46
글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뼈마디를 쑤십니다.

강진규 대표가 부럽고, 자랑스럽습니다.

더디더라도 그렇게 계속 걸어가십시오. 응원하겠습니다.

박진성 2021-04-19 11:21:26
강진규 기자님의 올곧은 기자정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