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지난 7월 27일 남북 통신선 복원으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앞으로 정부, 민간단체, 기업, 연구자들이 다시 남북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앞으로는 남북 협력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바로 데이터 기반의 남북 협력이다.

지금은 데이터의 시대이고 사회, 경제의 원천도 데이터다.

데이터를 통해 경제 활동이 체계화, 효율화되고 다시 그 데이터를 빅데이터 분석해 활용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AI)의 활용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 양질의 데이터다.

북한도 지난 2019년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북한 “인공지능 시대 데이터가 금, 원유보다 중요” 

데이터 기반의 남북 협력은 데이터 중심으로 교류 협력을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기존의 남북 협력을 부정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그동안 추진돼 왔던 비지니스 협력, 다양한 상호교류, 북한 관광 논의 등은 앞으로도 진행될 것이고 진행돼야 한다.

여기에 데이터 기반 교류, 협력을 플러스 알파로 추가하고 나아가 데이터를 중심으로 방향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과 북이 기상이변, 재난대응 등을 위해 데이터 교류를 할 수 있다. 

물론 위성이나 뉴스를 통해 공개되는 자료도 있지만 직접 다양한 지역에서 측정하는 자료의 정확성과 정밀도가 더 높을 것이다.

남과 북이 각자의 지역에서 수집, 축적하고 있는 온도, 습도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교류하고 그것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한반도 기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동해의 해양 온도, 파고 등 데이터를 서로 교류하고 분석하며 나아가 해일 발생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면 어업과 재난방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농업, 생물학 부문에서 북한 지역에 있는 고유종의 유전자 정보와 남한 지역의 고유종 유전자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의료보건 부문에서 인간, 가축 전염병 등에 관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도 방법이다.

남한이 그동안 코로나19 환자 전염, 치료 등과 관련해 축적한 정보를 북한에 제공한다면 북한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다.

코로나19 경증 환자, 중증 환자에 어떤 의약품을 쓰는 것이 효과적인지만 알려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정보 제공은 큰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또 북한 주민들의 의료 문제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인도적 지원에 포함된다.   

그 대신 북한에서 돼지열병과 같은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남한이 관련 정보를 받고 미리 대응할 수 있다.  

역사, 문화 교류도 데이터 기반으로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남과 북이 유적, 유물들의 정보를 3D 입체 데이터로 교환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남한에서 북한의 유물을 재현해서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데이터 기반 남북 협력을 위해서는 우선 법제도부터 정비해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남북교류협력법 등은 오프라인, 대면, 아날로그 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교류와 협력을 위해서는 사전에 법제도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다. 지금은 1990년대도 아니고 2000년대도 아니다. 과거 노태우 정부 시절이나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시절의 남북 협력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세상이 바뀌었고 사람도 바뀌었다. 북한 역시 김정일 위원장 시대에서 김정은 총비서 시대로 전환됐다.

지금은 메타버스,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논의되는 시대다.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춰 남북 협력의 틀도 바뀌어야 한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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