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이 재계 총수들에게 냉면이 넘어가느냐 핀잔"

사진1

지난 9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한 경제계 인사들에게 북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핀잔을 주는 결례를 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진석 의원(자유한국당)은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옥류관 행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선권 위원장이 불쑥 나타나 정색을 하며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했다"고 하는데 "보고 받았느냐"고 물었다.

정진석 의원은 "대기업 회장들이 어이가 없어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한다"며 "누가 냉면을 부탁해서 먹은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대접을 한 건데 아주 결례이고 무례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명균 장관은 “그 때 불쑥 온 건 아니고 그 자리에 같이 앉아 있었다”며 “제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유념하겠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그 때 왜 리 위원장이 그런 핀잔을 준 것이냐.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거친 언사를 한 것이냐"고 묻자 조 장관은 “저도 자세하게 듣지 못했다. 남북 간에 속도를 냈으면 하는 측면에서 (아니겠느냐)”고 답변했다. 

사진2

리선권 위원장은 남북 경협에 대기업들의 참여가 더딘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한국 재계 총수들은 리선권 위원장 등 북한 인사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호의를 보였지만 오히려 핀잔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이 촬영해 청와대가 배포한 사진1은 냉면을 먹으며 식사를 하는 모습이고 사진2는 리선권 위원장이 도착하기 전 한국 재계 총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2의 기록을 보면 9월 19일 12시5분에 찍힌 것이고 사진1은 같은날 오후 1시37분에 찍혔다. 두 사진 사시에 1시간 32분의 차이가 난다. 최소한 한국 재계 총수들이 1시간 이상 리선권 위원장을 기다렸다는 뜻이다.

해당 테이블에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있었다. 더구나 리선권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는 80살(1939년생)의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있었다. 만약 리선권 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80살 손경식 회장이 아들 뻘인 리선권 위원장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막말을 들은 것이다. 

평양정상회담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평양정상회담 중 북한 인사들의 무례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을 방문했던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따라간 경제인들을 북한 인사들이 불러놓고 오랜 시간(1~2시간) 기다리게 했다. 더구나 북한 쪽에서 경제계 중요 인물도 나오지 않았다"며 "한 기업 총수는 기다리다가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기업인들 사이에서 이러려고 불렀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어렵게 마련된 자리임에도 방북을 했던 경제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남북 경협에 더 신중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향후 이런 갈등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통일부의 정확한 의사 표명과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다며 북한이탈주민 출신 한국 기자의 취재을 막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아쉬운 소리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제공=평양사진공동취재단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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