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시각 극명하게 엇갈려

2018년 11월 김정은 북한 로동당 위원장의 남한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결성된 백두칭송위원회가 서울에서 김정은 위원장 환영 행진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의 행진에 대해 시민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시각부터 '신기하다', '이상하다' 그리고 비판적 주장까지 극명하게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백두칭송위원회는 21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23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에서 김정은 위원장 서울방문 환영행진을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NK경제는 기자를 급파해 취재에 나섰다.

 23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은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한산했다.

백두칭송위원회는 오후 2시에 행사를 예고했지만 오후 2시 정각에 행사가 시작되지는 않았다. 스피커와 현수막 등 행사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오후 2시 10분이 넘어서야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최측과 참여자 등 약 50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참가자들의 80% 이상이 대학생으로 추정됐다.

백두칭송위원회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행사 취지를 알리는 소개를 하고 노래 공연 등 퍼포먼스를 펼쳤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환영해준 북한에 대한 답례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주최측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받았던 환영을 우리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사로 나선 한 대학생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선입관이 깨졌다"며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사람들이 그를 소탈하다, 겸손하다고 한다. 독재자로 알려진 것이 잘못됐던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면 종북몰이와 레드컴플렉스가 사라질 것이다. 북한의 환대 만큼 환영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두칭송위원회는 노래와 춤연습까지 진행한 후 현수막, 피켓 등을 들고 대학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대학로 CGV 앞에서 피켓을 들고 김정은 위원장을 환영한다고 소리치고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에 맞춰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백두칭송위원회의 김정은 위원장 환영 행진에 호응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시민들은 참가자들을 신기하게 볼 뿐이었다. 또 이들의 행진에 크게 반발하는 사람도 없었다. 행진이나 이들의 구호를 외면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결국 마로니에 공원에 모인 50여명이 행진 참여자의 전부였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시민들은 "재미있다", "신기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소름이 돋는다", "황당하다", "이상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들을 바라 본 한 시민은 "한국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그들의 표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에서 환영을 해줬으니 우리도 김정은 위원장이 오면 환영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 시민은 "TV에서 볼 때는 정치권, 시민단체 사람들로 생각해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어린 학생들이라서 당황했다. 학생들이 이런 행동의 의미와 파장을 얼마나 알고 있을지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그렇게 (김정은 위원장이) 좋다면 북으로 가야하는거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날 행진에는 몇몇 언론사 기자들이 따라가며 취재를 하기도 했다. 또 사복 경찰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무전기를 들고 행진을 따라가기도 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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