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검찰 체포영장에 명시된 체포 대상은 정치인들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 원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김민석 의원, 김민웅 촛불승리전환행동 상임대표, 김명수 전 대법원장, 방송인 김어준씨,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다.
이들이 모두 종북 반국가 세력일까?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이 있었던 사람들일까? 국회의장이 대법관이 북한 간첩이라는 주장인가?
최근 서부지방법원에 무단 난입한 극우 청년들과 극우 유튜버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여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모두 공산당, 빨갱이로 규정하고 있다.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한 언론사 기자들을 빨갱이라고 집단 폭행하고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판단을 한 법원에서 난동을 부렸다.
필자가 취재를 하다가 본 김건희 영부인 팬카페에는 탄핵 소추안을 다루고 있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도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글까지 게재됐다.
증거와 이유가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과 극우 세력들은 그냥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빨갱이라고 국민들에게 외치며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공산당, 빨갱이는 무조건 타도하고 고문하고 죽여도 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6.25 전후 혼란을 보는 듯 하다.
그리고 공산당, 빨갱이 척결을 외치는 것은 애국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극우 세력과 선동꾼들이 자신의 반대파를 교묘하게 공산당, 빨갱이로 몰아서 제거하려 한다.
극우 세력은 윤석열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공산당, 빨갱이라고 하며 국민들이 비상계엄을 비판하면 같은 빨갱이가 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최소한 국민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 사회의 이런 정신적, 사회적 병폐가 약 100년 전부터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1910년 일본이 조선을 강제 병합한 후 수많은 의병과 독립운동가들이 들고 일어났다.
일제는 독립 운동을 폄훼하고 의지를 말살하기 위해 독립운동가들이 공산당이며 공산당은 독립이 아니라 사회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불손한 자들이라고 왜곡했다.
독립운동가들 중에는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도 있었지만 우파, 무정부주의자 등 다양한 정치 성향의 인물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를 모두 공산당, 빨갱이라고 했다.
즉 일본 제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모두 빨갱이로 몰고 간 것이다.
이런 세뇌로 인해 아직도 김구 선생이 빨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김구 선생은 중국 공산당과 싸운 국민당 장개석의 지원을 받았고 미국과 협력해 광복군을 버마 전선에 파견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김구 선생을 한국의 극우 인사로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일제에 반대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적이었다는 이유로 빨갱이가 된 것이다.
일제의 이런 수법을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계승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적들도 빨갱이로 몰라서 숙청했다. 이어지는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기집권, 유신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독재에 반대해 민주화를 외치는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을 추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특사를 평양에 파견했고 전 전 대통령은 북한이 보낸 수해지원 물품을 받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중국, 구 소련(현 러시아)와 국교를 맺고 북한과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그렇다고 보수층이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하지 않는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보수층에서 공산당이라고 비난을 받았지만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고 이라크에 파병하는 등 실제로는 보수적인 정책을 펼쳤다.
현재 극우 세력의 주장에 따르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종북 빨갱이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보수의 화신인가?
한국 사회에서는 진짜 증거와 혐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극우 세력의 도구로 공산당, 빨갱이라는 비난과 공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비판하면 자신도 빨갱이로 몰릴까봐 비판하지 못한다.
아마 이글을 보고 극우 세력은 NK경제와 필자도 빨갱이라고 비난하고 공격할 것이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각오를 하고 글을 쓴다.
앞으로도 윤석열 대통령과 극우 세력은 계속 공산당, 빨갱이를 언급할 것이다.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확정되면 헌법재판소가 빨갱이 소굴이라고 재판관들이 전부 간첩이라고 비난할 것이다. 어쩌면 윤석열 대통령을 가둔 교도소와 교도관들도 빨갱이라고 공격할지 모른다.
한국 사회가 이런 병폐 사회적 정신병을 치유하지 않으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답은 국가보안법 12조에 있다. 국가보안법의 죄에 대한 무고 또는 위증, 증거 조작 등을 한 사람은 국가보안법 형량에 따른 처벌을 받게 돼 있다. 간첩 무고죄는 간첩 만큼의 처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근거도 없이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공산당, 빨갱이, 간첩, 종북 반국가 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처벌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