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이 인공지능(AI)과 IT 기술의 발전에도 자본주의 국가들의 노동 착취와 빈부격차는 지속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로동신문은 지능노동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며 IT로 인한 변화와 가치 창출을 인정하는 미묘안 입장을 나타냈다.
3월 25일 로동신문은 “한 때 자본주의 변호론자들은 과학기술이 높은 단계에 올라서고 경제가 발전해 상품들이 많이 생산되면 자본가와 근로자들 사이의 빈부차이가 자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선전했다”며 “하지만 정보기술,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들의 육체노동뿐 아니라 정신노동까지도 대신하는 단계에로까지 들어서는 현시대에 와서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의 부의 차이는 오히려 천문학적 액수에 달하고 있는 형편이다”라고 주장했다.
로동신문은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광범한 근로대중에 대한 자본가들의 착취는 더욱 악랄하고 혹심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로동신문은 정보산업시대에 들어와 자본주의적 착취는 기계산업시대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요인들의 작용에 의해 더욱 은폐되고 있다며 발전하는 정보기술이 자본주의적 착취를 교묘하게 가리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동신문은 정보설비를 이용하면 많은 노동자의 참가 없이도 더 많은 물질적 부를 생산하고 엄청난 이윤을 증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한 자본주의 나라의 정보기술기업은 각종 컴퓨터들과 휴대폰 등을 생산해 오랜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의 원유가공업체를 비롯해 몇 대를 이어가며 배를 불리는 손꼽히는 독점 재벌들도 무색케 하는 부를 긁어모았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어떤 기업을 지칭하는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미국 애플이 컴퓨터와 휴대폰을 생각하고 있으며 글로벌 석유 기업보다 시가 총액이 높다.
로동신문은 적지 않은 나라들에서 생산의 무인화가 빠른 속도로 실현되고 있다며 생산 활동의 전 과정을 조종하는 사람들은 아주 적지만 산생되는 이윤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여기서 정보와 정보설비가 이윤을 증식시키는 것이 아니며 정보설비를 만든 것도, 그것을 이용하는 것도 지능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라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근로자들의 지적 능력의 차이와 정보설비의 성능 등에 따라 물질적 부의 크기가 엄청나게 차이난다고 주장했다. 가령 같은 교육을 받은 두 컴퓨터프로그램 작성자들이 일정한 기간 내에 같은 내용의 프로그램 작성 과업을 받고 수행한다고 할 때 두 사람이 제작한 프로그램의 수준과 효과성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자본가들이 지불하는 임금에 비해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하는 노동력을 구입하려고 한다며 지능노동의 역할이 커지고 지능노동에 의해 노동력의 질이 결정되는 현시대에 와서 지적능력이 높은 근로자들을 누가 선참으로 쟁취하는가에 따라 이윤 문제가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지적능력이 높은 근로자들이 이윤을 제일 많이 증식시킬 수 있는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물질적 부의 생산에서 지능노동, 과학기술과 정보의 역할이 증대되는데 따라 자본주의 기업들은 고급한 지능노동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장악하고 새로운 과학기술과 정보를 얻는데 더 큰 힘을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본가들이 극히 적은 인원에 의한 지능노동으로 막대한 물질적 부를 챙기고 있다며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적지 않은 근로자들이 연구개발과정에 고용돼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동신문은 지능노동이 최우선시 되고 있는 오늘 지적능력이 높은 근로자들은 과학연구사업과 정보의 수집, 새 기술개발로부터 설계를 비롯해 연구개발 공정에 많이 고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연구개발 공정에서 일하는 지능노동자들의 노동의 생산성은 매우 높지만 이를 통해 얻어진 막대한 추가적 이득은 개발자가 아니라 자본가가 독차지한다는 것이다.
로동신문은 지능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이 기업이나 회사의 울타리 밖에서 또는 다른 나라들에 나가 일하면서 과학기술연구자료, 정보의 수집과 가공, 설계 등 노동의 결과물을 자본가에게 제공하고 임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 인해 그들은 자본가에게 고용돼 일하는 임금노동자가 아니라 자본가와 계약관계를 맺고 일하는 단순한 거래자들처럼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높은 지적능력을 가진 근로자들에 대한 자본의 착취 과정이라는 것을 무엇으로도 가릴 수 없다고 로동신문은 비난했다.
로동신문은 자본가들이 정보산업의 특성을 이용해 임시고용제도를 활용해 근로자들을 쉽게 부려 먹을 수 있으며 기업이 불경기와 같은 위기상태에 처하는 경우 해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북한은 IT 기술 발전에도 자본주의 국가에서 노동자 착취가 계속된다는 것을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기계산업시대에서 정보산업시대로 변하면서 노동의 형태도 바뀌고 있으며 지능노동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는 북한도 IT 발전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변화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