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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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일본의 만화영화 제작사 지브리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마법에 걸려 할머니가 된 소녀와 움직이는 성에 살고 있는 신비로운 마법사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본격적인 로맨스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사실 이 영화의 큰 틀은 전쟁과 인간 그리고 평화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하울은 잘생기고 실력도 뛰어난 마법사이지만 황야에서 움직이는 성에 은둔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를 악마, 괴물이라고 매도하며 두려워 한다. 국가의 요구에도 불응하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하울의 나라는 이웃 국가와 명분도 목적도 불분명한 전쟁을 하면서 마법사들을 국가의 전쟁 병기로 이용하고 있었다. 하울은 전쟁에 반대해 도망 다니면서 양국의 전쟁 무기들을 무력화하는 등 전쟁 자체와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왕궁 마법사는 하울이 악마의 꾀임에 넘어갔다고 했지만 그 자신이 사람들을 괴물로 변신시켜 전쟁에 동원하는 악마같은 행동을 한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려는 주인공 하울이 악마로 몰리고 전쟁으로 세상을 파괴하는 사람들이 정의를 자처한다. 그런 하울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하울은 마법으로 움직이는 성을 만들어서 도피하며 자신만의 전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전쟁 중인 두 국가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양쪽 국가 모두 선과 악이 공존하는 복잡한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은 전쟁의 무의미함을 강조하고 전쟁 자체를 비판하고자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울의 모습을 보면 남과 북 사이에서 전쟁, 반목, 평화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들을 보는 것 같다. 남과 북 높으신 분들은 사람들에게 딱 잘라서 누구 편인지 정하라고 한다. 그리고 상대편 뿐 아니라 자신에게 협력하거나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도 악마라고 매도한다.

필자 역시 남과 북 사이에서 NK경제라는 성에 숨어서 혼자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주인공 소피는 하울의 구원자로 등장한다. 처음에는 전쟁도 외면하고 스스로를 비하하며 살아간다. 소시민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소피는 하울을 만나서 변하고 하울도 소피를 만나서 변한다. 소피는 하울의 진심을 알고 그가 결코 악마가 아니라고 변론하기도 한다.

소피는 결국 사랑의 힘으로 하울이 걸린 마법을 풀어주고 두 나라의 전쟁을 중단시킬 실마리도 마련하게 된다.

결국 깨어있는 국민들이 세상을 바꾸고 전쟁을 막고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복잡한 이야길 하지 않아도 이 영화는 작화가 아름답고 재미있다. 그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하다. 

이 땅의 수많은 하울들이 소피를 만나기를 바란다.  

 

아리랑극장 평점: 4/5 ★★★★☆

제작국: 일본

개봉일: 2004년 12월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  이 리뷰는 NK경제가 직접 비용을 지불해서 진행한 것입니다. NK경제는 광고나 협찬 시 분명히 그 사실을 명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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