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구진이 세계 경제 주요 이슈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경쟁 문제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2022년 국제 학술지 지식경제저널(Journal of the Knowledge Economy)에 ‘중국과 미국의 지식기반 경제력 비교 연구(Comparative Study of Knowledge‑Based Economic Strength Between China and the USA)’라는 논문이 수록됐다.
이 논문은 중국 연변대 리진후이 박사와 김일성종합대학 림광남, 안철주 연구원이 공동으로 작성한 것이다.
논문은 “지식경제 시대를 맞이해 지식은 경제성장의 중요한 원천이자 어떠한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보장하는 기반이다”라며 “논문은 지식경제의 관점에서 중국과 미국의 경제력을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선행연구의 분석을 바탕으로 지식기반 경제력을 개념화하고 중국과 미국의 비교를 위한 지표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교분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오늘날 중국과 미국이 세계 경제의 두 기둥을 형성하고 있으며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중국이 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만큼 전문가들은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미중 갈등 심화, 미국의 지속적인 대중국 압박, 코로나19 사태 심화(2022년 당시), 정치·경제적 불안, 주변국과의 리스크 등이 중국이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력 강화에 있어 어려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연구진은 중국 등의 해외 논문 뿐 아니라 세계은행(world bank), OECD,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등의 자료를 분석했으며 참고한 자료를 명확히 명시했다.
북한 연구진은 정치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미국과 적대적이라는 점을 배제하고 나름 객관적으로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를 과장하지 않았으며 미국의 경제를 폄하하지도 않았다.
논문은 “중국은 일부 지식 자원과 첨단 기술 수출을 제외하고 지식기반 경제력(KBES)의 모든 측면에서 미국에 뒤쳐져 있다”며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은 지식기반 경제력 총 가치가 미국보다 약 1.83배 낮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질적 성장보다는 지식자원의 양적 성장에 치중해 왔다. 자체 계산에 따르면 연구개발(R&D) 지출 효율성은 2017년 미국보다 약 12.17배 낮다”며 “중국은 지식기반 경제력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미국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중국에 미국과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제안했다. 연구진은 “지식기반 경제력을 기반으로 중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R&D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 즉 R&D의 질적 향상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이 앞으로 핵심기술 관련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지식자원의 실천을 보다 쉽고 빠르게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인적자원, 금융자원, 기술자원 등 측면에서 미국과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은 지식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데이터 접근성 문제로 인해 한계를 갖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데이터가 장기간 확보되거나 접근 가능하다면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연구진은 지식경제에서 IT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논문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그 네트워크를 떠나서는 과학기술지식의 창출과 응용이 불가능하다”며 “지식자원을 창출하는 과정은 과학기술을 연구·개발하거나 ICT를 활용해 기존 과학기술을 갱신하는 과정이다. 이런 점에서 ICT 인프라는 지식경제의 물적, 기술적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으로 볼 때 북한도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분야 경쟁과 갈등을 인식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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