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NK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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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18일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며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병 병력은 약 1만2000명으로 알려졌다.

필자는 북한의 파병에 대해 흥분하고 단순히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지금 파병을 하는지 파병 시기와 북한의 최종 목적 그리고 한반도의 영향 등을 고민해 봐야 한다.

지난 2023년 9월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다시 올해 6월 푸틴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은 총비서를 만났다.

북한은 이미 이전에 러시아로 파병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 파병을 한 것일까? 단순히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필자는 매우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달인 11월 5일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미국 대선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주요 이슈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우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될 경우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휴전 협상이 시작되고 전쟁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그동안 파병 시기를 늦추면서 러시아로부터 최대한 지원을 받기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미국 대선 직전 파병을 결정해 러시아에 파병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미국 대선 후 전쟁 중단으로 북한군의 희생을 최소화되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파병을 한 목적은 당장 러시아와 동맹을 강화하고 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 미국과 협상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만이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종전을 논의하면서 북한과 대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 병력을 돌려보내야 휴전, 종전 협상이 유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을 하고 당근을 제시해 북한 군을 돌려보내려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병력 철수는 물론 한반도 문제를 놓고 미국과 직접 협상에 나서려는 전략이다.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과 절친이라고 주장해 온 그리고 내심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바라는 윤석열 정부의 말을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마나 경청할지 의문이다.

설령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고 해도 북한 입장에서는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을 것이며 국제 사회에서 북한의 존재감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반도 4강 외교에서 대한민국이 배제 속된 표현으로 왕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러시아와 최악의 관계에 놓여있다. 윤 정부가 러시아 관계를 관리해 왔다면 북한의 파병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 파병에 대한 답례로 최신 전투기, 미사일, 잠수함 등을 북한에 제공할 수도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향후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대한민국을 무시하고 북한과 병력 철수 나아가 북미 관계개선, 종전협상에 나설지도 모른다.

과연 현 상황에서 미국, 러시아가 한국 정부의 말에 얼마나 귀 기울일까?

중국, 일본과의 관계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고 미국과 대화에 나설 경우 북한과 외교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북한이 미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과 관계에 상관없이 미국의 움직임을 따라갈 것이다. 미국이 북한과 협상하고 관계 개선에 나서면 일본도 직접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다.

이처럼 한국이 북핵 문제,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동북아 외교에서 고립될 수도 있다고 우려된다.

한국 정부가 이를 예방, 타개하기 위해 외교전을 강화하겠지만 문제는 윤석열 정부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와 관계가 안 좋았던 러시아, 중국은 현 정부와 대화를 하기 보다는 차기 정부와 논의를 하려 할 것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읍소를 기회로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반도체, 자동차 교역 등과 관련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들 것이다. 일본 역시 미국과 비슷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할 수 있다.

2027년 한국의 새 대통령과 정부는 한반도 외교 문제를 푸는데 굉장히 고생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새 정부에서도 풀리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동북아 외교 전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를 자신들이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북한이 한국과 긴장을 고조시킨 것은 윤석열 정부가 북한과 대결에 집중하도록 하면서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생각된다. 지금도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장단에 놀아나 흥분하면서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큰 그림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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