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사적자원관리(ERP)을 기업 경영에 있어서 필수 요건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해외 ERP 제품의 경우 북한 실정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북한식 ERP를 연구,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이 발행한 학보 경제학 2022년 제68권 제1호에 ‘기업자원계획화체계의 연구, 개발, 도입을 위한 전망 목표 확정에서 나서는 몇 가지 문제’라는 논문이 수록됐다.

기업자원계획화체계는 Enterprise 기업, Resource 자원, Planning 계확화, System 체계를 표현한 것이다. 남한에서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으로 불린다.

ERP는 기업의 전 부문에서 따로 운영되던 각종 관리 시스템과 경영자원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경영혁신기법 그리고 통합 시스템을 의미한다.

논문은 “경제강국건설에서 과학기술을 틀어쥐고 기업체들의 경영활동 조건을 부단히 개선해나가기 위한 중요한 방도의 하나는 정보과학적 방법과 여러 정보기술수단들을 기업 관리에 적극 받아들여 생산과 경영활동의 정보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는 것”이라며 “생산과 경영 활동의 정보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자면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경영활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장악, 조절통제, 총화 대책하며 기업체를 전망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종합적인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자면 경영방법론과 현대정보과학기술의 유기적인 결합체인 기업자원계획화체계를 연구, 개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문은 기업자원계획화체계에 대해서도 정의했다.

기업자원계획화체계는 경영활동에 이용되는 모든 인적, 물적, 정보적 자원을 유기적 연관 속에서 통합 관리해 경영효과를 최대한 높이는 높은 단계의 표준화된 경영정보체계로서 우수한 경영 이론과 방법, 경험들이 구현돼 있고 구조적, 기능적, 정보적으로 통합돼 있는 업무처리 프로그램들의 유기적 결합체라는 것이다.

논문은 기업자원계획화체계가 기업체들의 경영실천과 국가의 경제 법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전망적 관리수단으로, 장기적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기업자원계획화체계의 연구, 개발, 도입에서의 전망 목표들을 확정하기 위한 선행연구가 세계적 범위에서 적지 않게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논문은 해외 ERP 연구 사례를 설명했다.

논문은 ERP의 보편적인 기능들과 정보적, 구조적, 기능적 통합, 체계의 유연성보장, 업무표준화실현 방법, 도입 방법들을 연구하는 과정에 ERP의 전망 목표들을 북한의 실정에 맞게 확정했다고 밝혔다. ERP에 대한 연구, 개발, 도입의 전망 목표들을 북한 실정에 맞게 확정하는 것이 ERP의 완성과 활용에서 나서는 필수적 과제라는 것이다.

특히 논문은 “세계적으로 개발돼 보급되고 있는 ERP 계렬 제품들에는 원리적으로나 체계적으로, 정보기술적으로 우수한 이론과 방법들이 많이 체현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국가에 의해 계획적 및 균형적 발전이 담보되는 북한 기업체들의 구체적 실정에 맞지 않는 측면들이 있으므로 그대로 이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사용해야할 ERP는 국가의 통일적 지도 아래 생산자 대중이 경영활동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하면서도 기업체들의 책임성과 창발성을 높여 최대한의 경제적 실리를 장기적으로 담보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되게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논문은 북한식 ERP의 몇 가지 조건을 언급했다. 우선 ERP가 다양한 경영 분야에 대한 우수한 표준 업무 지원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강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또 논문은 북한의 경제 법규를 철저히 구현하고 경제법의 규제 대상인 국가의 경제관리관계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문은 ERP 관련 보안도 강조했다. ERP 보안목적은 정보체계와 기업 활동의 중단위험감소, 정보의 안전성 유지, 정보자원의 정확성과 믿음성 보장, 유효성 담보, 국가의 보안법규 준수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ERP 보안에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이나 자료 파괴로부터 자료를 보호하는 외부안전보호, 시스템 내 자료의 보호를 진행하는 내부안전보호, 사용자식별부호나 암호에 의한 사용자인증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자연재해, 컴퓨터바이러스 또는 사람의 오동작에 의한 자료손실방지를 위해 모든 자료를 주기적으로 자동 복사하는 기능을 구형해야 하며 권한을 받은 사람들만이 컴퓨터, 네트워크, 응용프로그램, 데이터에 대한 접속을 허가하는 통제기능이 필요하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논문은 결론에서 ERP에  대한  연구,  개발,  도입 과정에 북한 기업들의 실정에 맞는 전망 목표들의 확정했으며 앞으로 자체적인 ERP들을 부단히 확대 도입하면서 그 질적 수준을 계속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경제발전을 위해 기업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북한의 실정(사회주의 계획경제, 북한 법규 등)에 맞는 ERP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논문 내용으로 볼 때 전 세계 ERP의 기본적 기능을 기반으로 북한의 실정에 맞도록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 맞춤개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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