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NK경제 대표이사 강진규입니다.
최근 NK경제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을 하게 됐습니다. 5월 23일 법무사 사무실로부터 절차가 완료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2018년 6월 12일 NK경제를 창간한 후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6년 간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현재 남북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고 남북 협력 논의나 연구 등도 거의 다 중단된 상태입니다.
NK경제 역시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입니다. 사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여러 형태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 연임을 결정하면서 개인적으로 왜 제가 북한을 취재하게 됐는지 또 왜 NK경제를 창간하게 됐는지 돌이켜 봤습니다.
얼마 전 다른 언론사에 후배 기자가 저를 지칭해서 불쌍하다고 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유명하고 좋은 언론사에 가지 못하고 영세한 언론사를 차려서 어렵게 살고 있는 것을 측은하게 느낀 것 같습니다. 북한 IT, 과학기술을 취재하겠다고 매달려서 돈도 못벌고 결혼도 못하고 찌질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불쌍해보였던 것인가 봅니다.
후배 기자들 조차 손가락질하며 패배자, 루저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제 스스로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걸어온 길을 되새겨보면서 느꼈습니다. 제가 북한을 취재하게 된 것도 NK경제를 창간해서 운영해온 것도 모두 운명이고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부자가 되고, 고위 관계자가 되고, 명예를 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평화통일이 곧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통일은 남과 북은 물론 동아시아를 둘러싼 부조리와 갈등 그리고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남과 북의 청년들이 더 이상 피흘리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위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남과 북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함께 동아시아의 경제를 부흥시키고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평화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21세기 기술혁명의 시대에 IT, 과학기술을 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의 IT, 과학기술을 모르는 것은 결국 안보, 남북 협력 모두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NK경제의 존재 자체가 남북 IT, 과학기술 협력과 통일에 대한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독자님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NK경제가 계속 존재해야 한다고 이야길 합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관계자들도 계속 NK경제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NK경제가 문을 닫는다면 남북 협력과 대화의 마지막 불씨 마저 사라지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저에게 주어신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핍박과 모욕을 당하더라도 아직 누군가는 통일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설령 꿈을 쫓고 신념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패배자라고 한다면 저는 패배자가 되겠습니다.
NK경제 대표이사로 연임을 하면서 독자님들에게 찬란한 미래를 약속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 만큼은 약속드립니다. 저는 NK경제를 이끌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일부를 적어 봅니다. 이것이 제 심경입니다.
저에게 금빛과 은빛으로 수놓은 하늘의 융단이 있다면
그대의 발밑에 깔아 드리련만
저는 가난하여 가진 것은 오직 꿈뿐이라
그대 발밑에 제 꿈을 깔아 드립니다.
사뿐히 밟고 가소서 그대가 밟는 것은 제 꿈이오니
NK경제 대표이사 강진규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