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로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이 성명을 통해 “가장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불량배국가인 대한민국이 북한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한국이 지난 10월 3일, 9일, 10일에도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북 삐라(전단지)를 살포했다고 전했다.
외무성은 “한국이 국경지역에서 기구에 의한 반북 삐라 살포 행위를 감행하는 것도 모자라 군사적 공격 수단으로 간주될 수 있는 무인기를 북한 상공에까지 침입시킨 사건은 절대로 묵과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중대도발이다”라며 “한계선을 넘어선 대한민국이 도발은 주권과 안전에 대한 침해이자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으로 반드시 대가를 치뤄야 할 엄중한 군사적 공격 행위이다”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대한민국이 이번 사건을 놓고 상투적인 방식으로 변명하려 들거나 또 다시 억지 주장을 펴면서 책임을 모면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외무성은 국제법이 해당 나라의 영공에서 다른 나라의 항공기나 비행물체들의 자유비행은 물론 무해비행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이번 영공침범사건이 북한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엄중한 범죄행위이며 자위권행사의 명백한 대상으로 된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자기 나라의 영공이 침범당하고 수도권 상공에 적국의 무인기가 돌아치는데 반응하지 않을 국가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라며 “우리는 대한민국의 이번 도발행위를 더 이상 설명할 여지도, 필요도 없이 응당 자위권에 따라 보복을 가해야 할 중대한 정치군사적 도발로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이번에 감행된 적들의 모험적인 도발행위는 북한 헌법이 군대에 부여한 주권수호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적 조치를 취해야 하겠는가를 신속히 판단하고 해당한 보복행동결행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을 긴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국방성과 총참모부, 군대의 각급은 사태발전의 각이한 경우에 대응할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우선 남부국경선 부근과 대한민국의 군사조직구조를 붕괴시키는데 인입되는 모든 공격수단들은 임의의 시각에 즉시 자기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게 된다”며 “모든 공격력사용을 준비상태에 두고 대한민국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최후통첩으로서 엄중히 경고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외무성은 “대한민국이 또 다시 무인기를 북한 영공에 침범시키는 도발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다”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이 마지막 경고마저 새겨듣지 않고 계속되는 도발을 감행할 때에는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 2022년말 무인기로 이미 서울 상공을 침범한 바 있다. 북한의 주장은 2022년말 자신들의 행동이 한국이 주권 침해이며 도발이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북한이 이번 사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향후 남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또 다시 무인기로 남한 상공을 침범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무인기는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정확히 삐라를 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삐라 내용은 북한 경제 상황을 남한과 비교하고 김정은 총비서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북한이 자작극으로 이같은 주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평양 상공까지 무인기가 도달한 것에 대해 북한 군과 정보당국 등의 여러 사람들이 책임을 추궁 당할 수 있다. 이는 최소한 지방 좌천, 심각할 경우 노동교화형 등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자작극을 벌이기는 어렵다.
또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를 비난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는데 인쇄물에는 김정은 총비서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 내부에서는 상관의 지시가 있어도 김정은 총비서를 비난하는 내용을 인쇄하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거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다.
북한은 민심의 동요를 가장 우려하고 있는데 이를 감수하면서 김정은 총비서를 비난하는 삐라를 평양에 뿌렸을지도 의문이다. 북한은 평양을 다른 지역과 달리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민심을 관리하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삐라를 보면 디자인과 내용이 얼핏 조잡하게 보이지만 인쇄 품질이 북한 인쇄물보다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일부러 조잡하게 보이려고 만든 느낌까지 든다. 삐라가 어디서 제작됐는지 분석할 때 인쇄물과 종이 품질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무인기의 정체도 의문이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거리는 약 200㎞, 판문점에서 평양까지는 약 150㎞로 알려져 있다. 무인기가 최소한 150㎞, 왕복시 300㎞를 비행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성능의 무인기는 전략물자로 취급될 수 있는 제품이며 민간에서도 구매, 보유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설령 구매한다고 해도 많은 자금이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무인기는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 정확히 삐라를 뿌린 것으로 볼 때 높은 성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무인기를 대북 전단지를 살포하는 민간 단체에서 보유, 운영했을지 미지수다.
관련기사
- 북한 김여정 부부장 “남한 풍선 29개 또 발견...대가 각오해야 할 것”
- 북한 김여정 부부장 "남한 삐라 다시 발견...대가 각오하라"
- 북한 김여정 부부장, 대북 전단 살포에 대응 예고
- 통일부 “전단 살포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 접근”
- 북한 김여정 부부장, 한국 군 비난...“무인기 또 발견되면 참변 일어날 것”
- 북한 김여정 부부장 “한국 국방부 자멸적인 선택 정식 공표” 맹비난
- 북한 국방성, 8개 포병여단에 사격준비태세 지시
- 북한 “평양 상공 무인기는 특정한 발사대나 활주로 있어야 이륙시킬 수 있는 무인기”
- 북한 김여정 부부장 “평양 무인기 사건 주범은 대한민국 군부”
- 민변 “평양 무인기 사건 즉시 사실관계 파악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 북한, 평양 상공 등장했던 무인기 잔해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