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남북 과학기술, 전자통신, IT, 친환경 에너지, 애니메이션 협력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산업부, 기획재정부,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은 북한의 3월 16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위성 분야 북한 맞춤형 감시대상품목 목록을 작성했다고 21일 밝혔다.

목록은 초점면어셈블리 등 광학탑재체 구성품목, 별추적기, 저정밀태양센서, 자기토커 등 자세제어를 위한 장비, 태양전지판, 안테나, 위성항법장치(GPS) 등 인공위성 체계 전반을 포괄하는 총 77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다.

감시대상품목에 해당하는 물품은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등 의무이행을 위한 무역에 관한 특별 고시’에 따라 제3국을 우회한 북한으로의 수출이 금지된다.

정부는 감시대상품목 발표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주요 품목들의 대북 유입 방지 필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함으로써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을 제약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감시대상품목 목록이 각국의 대북 수출통제에 활용될 수 있도록 주요 우방국과 사전에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감시대상품목이 이미 대북 제재 물품이라고 지적한다. 인공위성과 관련된 전문적인 기술과 물품은 물론 컴퓨터, 윈도 운영체제, USB 등 기초적인 물품도 이미 대북 제재로 북한에 수출, 반출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감시대상품목 지정에 따라 앞으로 남북 과학기술, 전자통신, IT, 친환경 에너지 협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77개 품목이 다양한 과학기술, 전자통신, IT와 관련 있기 떄문이다. 또 태양전지, 태양센서 등이 포함됐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 협력도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향후 남북 협력의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이날 정부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및 대북 제재 회피에 관여한 개인 4명과 기관 6개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5번째 대북독자 제재로 지난해 10월 이후 개인 35명과 기관 41개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게 된다.

개인 4명은 리영길 당 군정비서, 김수길 전 총정치국장, 정성화, TAN Wee Beng 등이다. 정성화는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IT 기업 연변실버스타의 CEO로서 북한 IT 인력의 해외 파견 및 신분위장 등을 통한 외화벌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TAN Wee Beng는 Wee Tiong (s) Pte. Ltd 및 WT Marine Pte. LTd 대표로 북한과 사업 거래 은닉 및 북한을 대리해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6개 기관은 중앙검찰소, 베이징숙박소,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 철산무역, Wee Tiong (s) Pte Ltd(싱가포르), WT Marine Pte Ltd(싱가포르)이다.

특히 정부는 북한의 검찰인 중앙검찰소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정부의 주장은 북한의 검찰이 북한의 핵심 권력기구라는 것이다.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는 소년장수, 다람이와 고슴도치 등 만화영화를 제작하는 곳이다.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의 하청을 받아 다양한 만화영화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남한 뽀롱뽀롱 뽀로로 제작(하청)에도 참여한 바 있다. 

정부가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를 넣은 것은 뽀로로 제작 같은 협력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외국환거래법 및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북한의 불법 행위에 관여하는 기관 및 개인과의 거래 위험성에 대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주의를 다시 한 번 환기해 북한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