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 이동통신기업 NTT 도코모 자료를 활용해 5세대이동통신(5G)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하반기 해외 학술지 ‘Wireless Networks’에 5G 기술 관련 논문(Enhanced uplink handover scheme for improvement of energy efficiency and QoS in LTE-A/5G HetNet with ultra-dense small cells)을 투고했다.

NK경제가 입수한 논문에 따르면 북한 연구진은 “펨토셀 기반 초고밀도 네트워크(UDN)를 구축하는 것은 차세대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계속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 수요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라며 “그러나 핸드오버(HO)가 자주 발생해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서비스 품질(QoS) 저하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핸드오버는 이동통신 용어로 이동통신 가입자가 이동 중에도 서비스가 끊어지지 않도록 무선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북한 연구진은 LTE-A/5G 이동통신 이용자들이 많은 지역에서 핸드오버가 자주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이를 효율화하는 기술을 연구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LTE-A/5G에서 초고밀도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서비스 영역이 다른 셀들로 구성된 이종 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자원 할당과 핸드오버가 더욱 복잡해진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업링크 핸드오버(UL-HO)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에너지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양한 핸드오버 방식에서 전력 소모를 추정하고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모델을 제안했다고 한다. 또 에너지 효율적인 업링크 핸드오버를 연구하면서 핸드오버 성능 향상을 위한 방안도 함께 연구했다.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방법과 이전 핸드오버 모델을 비교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결과 자신들이 제안한 핸드오버 알고리즘이 에너지 효율과 성능 등에서 기존 알고리즘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차세대 이동통신을 개발하고 있는 정철 교수와 전주홍, 류광식, 김원 연구원이 수행했다.

특히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에 일본 NTT 도코모의 ‘5G Evolution and 6G White Paper’ 자료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NTT 도코모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회사로 알려져 있다. 

NK경제가 확보한 ‘5G Evolution and 6G White Paper’는 17페이지로 구성돼 있다. 이 자료는 NTT 도코모가 전망하는 5G, 6G 진화, 발전 전망을 담고 있다. NTT 도코모는 일본과 자신들이 추구하는 5G, 6G 추진 전략과 비전도 소개했다. 북한 연구진이 일본 통신 자료를 연구에 활용했다는 점을 명확히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 북한은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3G에서 다음세대 이동통신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연구도 이런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연구진이 해외 자료를 보고 활용하고 이를 명시하는 것은 당국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즉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진에 일본 NTT 도코모의 5G, 6G 추진 전략을 연구에 활용했다는 것은 북한 당국과 다른 연구자들 역시 이를 확인했다는 의미다. 

이는 북한이 다음세대 이동통신 전환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일본 통신 기술과 전략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남북이 교류 협력을 완전히 단절한 상황에서 향후 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개선될 경우 북한이 일본과 통신, IT 부문에서 교류,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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