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월 28일, 29일에 이어 6월 1일에도 오물이 든 풍선으로 남쪽으로 날리면서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남한 북한이탈주민 등이 북한으로 삐라 풍선을 보낸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해외 세력이 조장하고 있으며 따라서 북한은 당장 오물풍선을 날리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남한 역시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것이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필자의 경험담을 소개한다.
수년 전 한 북한이탈주민 취재원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 북한이탈주민이 속한 단체가 미국의 모 단체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소문이 났지만 자신들은 1원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돈을 받은 적도 없는데 그런 소문이 나서 억울하다며 대응 방안을 문의했다.
필자가 조사를 해보니 미국 단체는 한국의 북한이탈주민 단체, 시만단체 등에 매년 적게는 한화로 수천 만원에서 수 억원까지 자금을 지원했다.
확인해보니 필자에게 연락한 북한이탈주민이 속한 단체는 실제로 지원을 받지 않았지만 영문, 국문 번역 과정에서 다른 단체로 혼동된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내용으로 사실관계를 바로잡도록 도와줬다.
여기서 필자는 의문이 생겼다. 미국 그 단체는 북한에 대한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한국 단체들에게 매년 수십 억원 그리고 수년 간 제공한 금액을 계산하면 수백 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무슨 일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금을 지원한 것일까?
미국 단체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한 사업, 북한에 해외 정보를 유입시키는 사업 등을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했다고 알려졌다. 지원을 받은 단체들은 북한에 삐라, USB 등을 보내고 북한을 규탄하는 집회나 행사 등을 개최했다. 또 북한에 불리한 정보를 가져오거나 분석하는 작업도 했다.
즉 한국에 있는 북한이탈주민 단체, 일부 시만단체 등이 대북 심리전을 펼치는데 미국 단체가 자금줄 역할을 한 것이다. 그 미국 단체가 자금을 지원한 목록에는 한국 언론사도 포함돼 있었다.
북한이탈주민 단체, 일부 시만단체 등이 북한 주민들을 진정으로 위해 활동하는데 자금이 지원이 된 것일까? 아니면 반대로 돈을 지원받기 위해 북한 주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무엇이 진실인지는 그들 자신만이 알 것이다.
필자는 이런 사실을 알고 매우 우려했다. 미국인이나 외국인들이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걱정해서 활동을 하는 것은 자유다. 그런 활동을 하려면 명확히 자신들을 드러내고 해야 한다.
미국 서부에서 기구, 풍선을 이용해서 북한에 삐라와 USB 등을 뿌릴 수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은 미국 본토로 폭탄 풍선을 날렸으며 수년 전에는 중국의 정탐 기구가 미국까지 날아간 사례가 있다. 기술적으로 미국 서부에서 북한으로 기구를 충분히 보낼 수 있다.
그것이 어렵다면 미국인, 외국인들이 한국이나 중국 국경, 일본 훗카이도 등에서 북한으로 풍선을 보내도 된다. 그러나 그들을 철저히 자신들의 모습을 감추고 북한이탈주민 등을 앞세워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 모두 한국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해외 단체들은 풍선을 날리는 것 뿐만 아니라 북한이탈주민 등을 이용해 북한으로 대북 라디오 방송을 시키고 북한에 해외 물품 등을 반입시키려는 활동도 하고 있다.
철저히 자신들의 정체를 감추고 비밀스럽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 해외 정보당국이 공작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업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자신들은 물론 자국의 위험을 회피하면서 목적만 달성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해외 세력이 앞세우는 북한이탈주민들과 한국인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배후에 해외 세력이 있는데 한국이 한 것처럼 모략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
필자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해외 세력은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정작 북한이탈주민이나 한국인들이 위험에 빠지는 것은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다.
위험하다고 하면 돈을 더 주면서 시키고 '자유에는 희생이 따른다', '순교하는 것이다'라는 말도 서슴치 않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자신들을 희생하지 않고 북한이탈주민들을 희생시키려고 하는가?
필자는 개인적으로 해외 세력이 원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자유, 인권이 아니라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붕괴를 위해서는 남북 갈등이 발생하는 것도 감수할 것이다. 오히려 북한이 도발을 할 경우 '보아라 북한은 이렇게 나쁜 나라다'라고 전 세계에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북 풍선에 반발해서 오물풍선을 남한으로 날리는 것은 해외 세력들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지금의 행동은 북한 당국자들이 그런 해외 세력을 도와주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들은 지금 웃고 있을 것이다. 그런 계략에 넘어가고 싶지 않다면 북한은 당장 오물풍선 날리기를 중단해야 한다.
한국 역시 해외에서 깔아 놓은 장기판에 장기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북한에 구두로 경고를 하고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는 조치를 자중해야 한다.
또 근본적으로 해외 세력이 개입한 대북 심리전을 어떻게 볼지 고민해야 한다.
필자가 이야기 한 내용을 한국 정보당국에서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자금 추적만해도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는 것은 미국이 우방국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어떤 우방국이 공작을 통해 자신의 우방국을 위험에 처하도록 할까?
미국 단체가 배후에서 자금을 지원한 공작이 북한 도발로 이어지고 한국인들이 죽거나 다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이스라엘은 호주가 우방국임에도 불구하고 자국에서 공작을 했던 호주 첩보원을 체포해 엄벌한 사례가 있다. 어떤 나라도 우방국, 적성국을 떠나 자국에서 공작을 하는 것을 용인하는 국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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