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런 상황은 이미 예견됐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덮친 전대미문의 대재앙이다. 때문에 어느 국가, 어느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북한도 이를 피해 갈 수 없다.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필자는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모가디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에 남과 북의 대사관 직원들이 탈출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는 이념적, 신파적인 내용을 넣지 않고 담담하고 현실적인 상황을 표현했다.

남과 북 대사관 직원들은 경쟁하고 서로 으르렁 거리며 견제하고 갈등한다. 상대방을 음해하거나 공작을 하기도 한다. 마치 지금의 남북 관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내전이 발발하자 남북 관계자들은 모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기에 직면한다. 어쩔 수 없이 남과 북 관계자들은 협력해서 모가디슈를 탈출하기로 한다.

협력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북한 대사관 직원은 남한 사람들과 협력에 격렬하게 반대하며 반동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한 대사관 직원은 북한 사람들을 전향시켜서 자신의 공적을 쌓으려고 한다.

남한 대사관 직원들은 북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남한 사람들이 음식에 독을 넣은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그럼에도 남과 북 대사는 협력하기로 결단하고 모두 이에 수긍한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살아남기 위해서 였다.

남과 북은 지금 영화 속 모가디슈의 상황에 빠져있다. 남과 북 사람들 누구도 총구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에 있어서 남과 북이 협력한다면 영화 속 상황처럼 양측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북한에서는 반동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남한에서는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을 도와야하느냐고 할 것이다. 그와 중에 공작을 하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협력해야 한다.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의료 인프라와 의약품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비극이 발생할 것이다. 수십 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남과 북 지도자들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남한에서 북한을 적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적대의 대상은 북한 지도부와 당국이 돼야지 일반 주민들이 돼서는 안 된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 동포이고 형제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 결국 피해는 북한 주민들이 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

또 남한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국경이 단절돼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에 코로나19가 창궐한다면 그 영향이 남한에까지 미칠 수 있다. 북한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남한의 경제, 사회, 안보 등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다. 

필자는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 번쨰로 남과 북 정치인들과 관련 당국은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 대면 접촉이 어렵다면 전화통화, 영상회의를 통해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논의할 수 있다.

반대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 남북 지도자들이 직접 대화에 나서고 실무진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방안이다. 

두 번째로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특히 북한은 핵 실험, 미사일 실험 등을 중지해야 한다. 남한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중요하다.

코로나19 백신과 의약품을 북한에 전달했는데 핵 실험, 미사일 실험을 한다면 남한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세 번째로 남한은 무조건적인 코로나19 지원 방안을 당장 마련해고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조건을 달지 말고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방역물품, 의약품 그리고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의약품, 백신 등을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특수차량 등도 준비해야 한다. 전력난이 심각한 북한에서 의약품, 백신 등의 관리, 보관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특수차량으로 관리, 보관하면서 북한 전국을 다니며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북한은 백신 접종, 코로나19 치료 경험이 거의 없다. 치료, 임상 등의 정보도 북한에 제공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함께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아야 서로 만나기도 하고 경제협력도 할 수 있다. 하물며 상호 체제 경쟁을 하고 서로 싸우려고 해도 일단은 살아남아야 할 것이 아닌가?

지금은 이념을 따지고 체면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남과 북 모두 일단 살아남기 위해 손을 잡자. 그리고 우리 살아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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