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학이 소개한 발해 글자 모습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 발해가 독자적인 고유 글자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5월 7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은 5월 3일 홈페이지에 ‘민족문화유산 발해글자’라는 글을 통해 “발해에서는 기본 글자로 한자를 썼으며 고구려 시기의 이두도 계승해 썼다”며 “또 한자, 한문과는 다른 고유의 발해 글자를 썼으며 다른 나라에 보내는 문서에서까지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연구진들은 중국 사서인 수당연의, 옥진총담 등의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책에는 “732년에 발해의 대장 장문휴가 나라의 영을 받고 당나라의 동주(산동성 봉래현 남쪽)를 공격하고 당나라에 문서를 보냈는데 당나라에서는 무슨 글인지 해석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마침 이름난 문인인 이태백만이 그 글을 읽을 수 있어서 발해에 회답편지를 보낼 수 있었다. 그때로부터 당나라에서는 교육기관이였던 태학관에 발해 글자의 과목을 두고 이태백이에게 강의를 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북한 연구진들은 “이 기록을 통해 발해에는 한자를 아는 사람들은 전혀 알 수 없는 한자와 구별되는 글자가 있었으며 그 글자가 당나라와 같은 다른 나라에 보내는 국가 문서에서도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은 발해글자로 보아온 유물 자료들이 발굴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발해 시기의 기와에 새겨진 글자 흔적이라는 것이다. 또 중국의 발해국지장편에 소개된 발해 글자도 있다고 한다.

북한 연구진들은 발해 글자가 전서체나 예서체와 같은 한자의 어떤 글씨체도 아니며 한자와 비슷한 모양의 네모형을 가진 독특한 글자라고 주장했다.

또 글자의 구조를 보면 몇 개의 기본글자를 어울러 쓴 것도 있고 기본글자에 일정한 획을 더하여 쓴 것도 있으며 그 수는 뜻 글자인 한자처럼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자의 일부 획들을 따거나 줄이면서 서로 다시 결합해 만든 소리마디 글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발해 글자는 이두의 한 형태인 구결 글자를 만드는 원리와 방식에 따라 만든 글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연구진들은 고구려 시기부터 독창적인 이두를 사용해 온 선조들이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 시기에도 한자와 구별되는 자기식의 글자를 탐구했다고 분석했다. 당시에 널리 알려진 한자를 쓰면서도 한자의 자형을 참고하고 이두식 방법을 적용해 독특한 자기 글자 발해 글자를 만들어 썼다는 것이다.

북한 연구진들은 발해 글자의 원리와 방법 등이 10~12세기경에 거란 글자를 비롯한 주변의 소수민족 글자들에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북한 연구진들은 “발해 글자는 선조들이 삼국시대에는 물론 발해, 후기신라시기에도 우리말에 맞으며 민족의 정서와 기호에 맞는 글자를 만들어 쓰기 위해 부단히 탐구해 왔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발해 글자 또는 발해 문자에 대해 두 가지 학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해가 독자적인 문자를 사용했다는 주장과 발해 문자는 한자 계열로 독자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 학자들은 첫 번째 학설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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