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전자 공학 기술 중 하나인 유전자 가위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연구진들은 남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원들의 논문도 참고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이 발행한 학보 생명과학 2022년 제68권 제1호에 ‘다음세대 CRISPR/Cas 기술과 응용’이라는 논문이 수록됐다.

논문은 “게놈 정보를 조정하고 편집하는 것은 게놈의 기능을 연구하고 생물학적 현상의 분자적 물림새를 밝히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2013년에 개발돼 2020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여받은 CRISPR/Cas 기술에 의한 게놈 편집기술은 생명과학의 최첨단 기술로서 생명과학의 기초분야와 응용 분야, 농업 및 의학 등 많은 분야를 근본적으로 일신시켰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이 위력한 기술이 계속 발전해 다음세대의 CRISPR/Cas 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며 새로운 게놈 편집 응용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세계적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논문에서는 CRISPR/Cas 도구개발에서 이룩된 최근의 성과들과 새로운 CRISPR/Cas 기술들 그리고 트란스크립톰과 비암호 게놈의 교란과 염기편집, 게놈 수준에서의 선발, 염색질재구조화와 같은 다음세대 게놈 편집기술과 임상에서의 치료 전망에 대하여 소개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고도 불리는 CRISPR/Cas는 가장 주목받는 유전자 가위 기술 중 하나로 알려졌다. CRISPR는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이며 Cas는 'CRISPR-associated sequences'의 약자다. 이 기술은 박테리아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특정 단백질을 활용해 유전자 내의 특정 염기서열을 찾아내고 편집해 유전적인 형질을 변경하는 방법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프랑스의 엠마누엘 샤펜티어, 미국의 제니퍼 A. 도드나는 북한 논문이 언급한 것처럼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북한 논문은 주로 CRISPR/Cas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기술이 발전하고 최근에는 어떤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지 소개했다.

논문은 결론에서 CRISPR/Cas계가 진핵생물세포에 적용되면서 게놈 편집 분야에서는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CRISPR/Cas에 기초한 치료법이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가면서 유전병을 치료하고 세포치료를 강화할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임상 전 시험 결과들을 보면 전망이 매우 좋지만 이 연구 과정에 그 안정성과 효과성이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연구진들은 유전자 가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다양한 해외 논문을 인용, 참조했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남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들이 202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 ‘Prediction of the sequence-specific cleavage activity of Cas9 variants’도 있다. 이 논문은 김형범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를 비롯해 김나혜, 김희권 연구원 등이 작성했다.

북한 연구진들은 미국 대학의 유전자 가위 관련 논문들도 인용, 참조했다. 최첨단 기술을 습득하고 연구하는데 있어서는 정치나 국경을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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