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에 걸린 상황에서도 북한 대학생들의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 결승 진출을 이끌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결승 연기와 불참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북한 IT 교육자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3월 18일 북한 선전매체 아리랑메아리는 김일성청년영예상을 수상한 리과대학 정보과학소조 김철경 지도교원을 소개했다.

김철경 교원에 관한 사연은 지난달 조선중앙TV도 소개한 바 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철경 교원은 리과대학 출신으로 대학 재학 시절 2006년 12월 31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 아시아지역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그는 졸업 후 IT연구를 하다가 리과대학 교원으로 부임해 인재 양성에 매진했다고 한다.

아리랑메아리는 김철경 교원의 노력으로 리과대학이 2010년 북한 전국 대학생 프로그램 경연에서 우승했다고 설명했다.

김철경 교원의 지도아래 리과대학 학생들은 2012년과 2013년에 진행된 전국 대학생 프로그람 경연에서 우승했다. 또 제38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연에 참가한 학생들은 아시아항주지역경연에서 금상과 은상 그리고 2개의 속도상을 받아 세계 결승 참가 자격을 획득했다고 한다.

김철경 교원은 2016년, 2017년에 진행된 전국 대학생 프로그램 경연에서 우승, 2016년 제41차 국제대학생프로그람 아시아평양지역 대회에서 2개의 금상 수상도 이끌었다고 한다.

그런데 42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동아시아지역 결승 대회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김 교원은 난치병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35살에 불과했다.

김철경 교원은 난치병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교육했고 중국에서 진행된 동아시아지역 결승 대회에서 리과대학 학생들은 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후 김철경 교원은 병마와 싸우며 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44차 국제대학생 프로그래밍 아시아심양지역 대회를 열흘 앞두고 그는 또 다시 쓰러졌지만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가했다.

그가 이끄는 학생들이 2019년 북한 전국 대학생 프로그램 경연에 2개조로 나눠 참가해 모두 우승을 했으며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9 프로그램 작성 경연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중국에서 진행된 44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아시아심양지역 대회에서도 가장 우수한 3개의 조에 수여하는 컵과 2개의 금상, 2개의 속도상을 따내 세계 결승 참가 자격을 획득했다.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결승은 ACM-ICPC 월드 파이널스(World Finals)을 뜻한다.

이 대회는 1977년 미국컴퓨터협회(ACM) 컴퓨터 과학 컨퍼런스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매년 전 세계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국제 컴퓨터 프로그래밍 대회다. 세계에서 가장 큰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로 알려져 있다.

2019년 4월 포르투칼에서 열린 2019 ACM-ICPC 월드 파이널스에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세계 7위를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이 8위를 기록했다. 44차 대회에는 북한 리과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이 결승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경 교원은 자신이 이끄는 학생들이 ACM-ICPC 월드 파이널스 결승 1등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4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결승은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하고 연기됐다. 그리고 2021년 1월 김철경 교원은 “아무래도 세계결승경연 우승컵은 우리 학생들에게 내 한생의 당부로 남겨야 할 것 같소”라는 유언을 남기고 38살에 숨을 겨뒀다.

44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결승은 2021년 10월 1일부터 6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지만 북한 대학생들은 불참했다. 북한 학생들의 불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조치로 추정된다.

김철경 교원은 난치병과 싸우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세계 대회 결승에 오를 수 있도록 이끌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의 꿈은 미완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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